내년 의대 증원에 수도권 원정 진료 끝날까 '기대반 우려반'

"지역의료인 양성 큰 의미…의료 불균형 해소 기대" 환영
의료 인프라·교육의 질 개선은 과제…재정·행정 지원 필요

 정부가 13일 전국 의과대학 정원 배정안을 발표하면서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 의료인을 양성하는 '지역 의사제'의 도입으로 '원정 진료' 시대가 끝나기를 바라는 지역 환자들의 소망이 현실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교육부는 이날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을 전국 40개 의대에 사전 통지했다고 밝혔다.

 2028∼2031학년에는 순차적으로 613명이 늘어난다.

 대학별로 보면 강원대와 충북대의 증원 폭이 가장 컸다.

 두 대학은 2027학년도에만 각각 39명이 증원되고, 2028∼2031학년도에는 49명이 늘어난다.

 늘어난 의대 정원은 모두 지역의 사전형으로 선발되며,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에는 지역 내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정부의 배정안이 발표되자 지역 의료계와 각 대학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채희복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은 "충북대 의대 교수 84.6%가 현 정원의 100%인 49명 증원에 찬성했다"며 "학생들이 졸업 이후 수도권으로 떠나 기존의 정원만으로는 대학병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증원으로 충북대병원은 물론 2차 종합병원에도 지역 전문의가 충원되면 필수 의료 환자들이 더 이상 서울에 가지 않고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제 강원대 의과대학장은 "기존 신청 인원인 49명보다 적은 규모로 배정됐으나 이번 증원은 지역 의료인 양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강원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책임지고 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 학장은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내년도 정원이 28명 늘어난 제주대 박형근 의과대학 부원장도 "제주대 여건과 여력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수준으로 배정됐다고 본다"라며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강윤식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장은 "정부의 이번 배정안은 국립대의 공공적 역할과 사립대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으로 본다"며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의료계 상황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수준에서 조정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상국립대는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22명 배정받았다.

 나머지 대학들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늘어나는 학생 수에 맞춘 교육 인프라 확충 방안을 검토하는 등 분주해진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집단 휴학의 여파로 현재 두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신입생 정원까지 늘어날 경우 강의실 부족 등 물리적인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대 의대의 한 교수는 "의대 증원 논의 당시 대학은 당장 부족한 대형 강의실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증원이 백지화되면서 관련 준비도 멈췄다"며 "당장 내년 증원에 맞춘 재정적·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또 "대형 강의실과 도서관, 동아리방 등 학생 지원 시설 확대는 물론 교육을 담당할 교수 인력 충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양승덕 충북의사회장은 "지역에서 의사를 구하기 힘들고, 필수 의료가 붕괴하고 있어 증원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지역의사제 증원 규모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결정된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 이후 10년간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지역에는 늘어난 의료진들을 수용할 만한 의료기관이 충분하지 않고 정착시킬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하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간만 채우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번 의대 정원 배정안에 대한 각 대학의 의견 등을 검토해 이달 중 대학별 정원을 통지할 방침이다.

 이후 4월 중 대학별 의대 정원이 최종 확정되면 각 대학은 5월 안으로 학칙 개정과 202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등 절차를 밟는다.

 이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5월 말까지 변경된 모집인원을 심의·조정하고, 그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하면 2027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는 마무리된다.

 

[그래픽]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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