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파장] 제약업계 비상…원료 확보·재고 확대 총력

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원료 수급·물류 불안 확대
출장 축소·근무 유연화·에너지 절감 대응 병행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며 유가 급등과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제약업계가 공급망 안정과 비용 절감을 위한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원료의약품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근무 방식과 영업 전략까지 수정하며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들은 원료 수급 불안과 물류비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재고를 확대하고 공급처를 다변화(멀티 벤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수액제 공급사인 JW중외제약, HK이노엔, 대한약품공업은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수액백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며, 당국도 의약품 포장 용기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원료 의약품 가격 상승과 품절 가능성을 고려해 실적 달성을 위해 관행적으로 해 오던 병원·약국 대상 저가 '강매'나 '밀어 넣기' 영업 방식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근무 방식과 에너지 절감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전 임직원에 차량 10부제 등 에너지 절감을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차량 10부제 외에도 야외조경 및 옥상 등 비업무공간 조명 50% 소등, 휴일 주차타워 축소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저층부 근무자 엘리베이터 탑승 지양 등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감도 독려하고 있다.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차량 10부제 캠페인 자율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중동 법인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6개국에 의약품을 판매 중인 대웅제약 역시 상황에 따라 근무 방식 유연화를 검토 중이다.

 중동 지역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현지 영업과 출장 전략도 조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회사 프로텍트 테라퓨틱스의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부광약품은 전쟁이 청산 작업 등에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로 현지와 청산을 위한 소통을 이메일로 하고 있지만 현지 출장 등이 필요한 작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청산이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쟁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절차에 맞춰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등에 보톡스를 수출하는 메디톡스는 영업 담당자들의 현지 출장 등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휴젤도 장기적인 상황은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 대리점·파트너사와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원료 가격과 물류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3년 기준 25.6%에 그쳐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재고 확대와 공급처 다변화, 출장 최소화, 현지 영업활동 축소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중동 상황에 따라 대응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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