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수출 가로막은 보톡스 규제 풀리나

국가핵심기술 지정 16년…전방위 규제 적용
산업부, 데이터 기반 재심의 예정

 지난 16년간 보툴리눔 톡신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대못 규제'로 지목돼 온 '국가핵심기술' 해제의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예정이다.

 정부 전문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K-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확장 속도에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2010년 공정·2016년 균주 지정… "M&A·수출 전방위 규제"

 정부는 2010년 보툴리눔 톡신의 생산공정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데 이어 2016년에는 균주 자체까지 지정 범위를 확대하며 관리 수위를 높였다. 현행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보툴리눔 톡신 보유 기업은 기술 수출은 물론, 해외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유치 시에도 산업부의 사전 승인을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신속한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 체결을 가로막는 행정적 문턱이라고 지적해 왔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지 않는 민간 기술에 대해 정부가 경영권 향배까지 개입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 승인 지연에 제값 못 받아…연 1천억원대 기회 손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수출 승인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4~6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따른 엄격한 심사 절차가 수출의 적기를 놓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업계 전체의 직접적인 기회손실액은 연간 900억~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국내 한 보툴리눔 톡신 기업은 행정 승인 지연으로 해외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면서 경쟁사보다 최대 45%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기도 했다.

 ◇ '보편적 기술' 여부가 핵심… 낡은 규제 족쇄 풀리나

 이번 재심의의 핵심 쟁점은 보툴리눔 톡신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지정 요건인 '기술적 희소성'과 '산업적 독보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이 이미 1940년대에 발견됐고 1970년대 이후 생산 공정마저 상세히 공개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평준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국내 기업만 옥죄는 규제는 실익은 없고 역차별만 심화시킨다는 논리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전 세계에 분포하는 천연균주와 반세기 전 공개된 공정을 국가핵심기술로 묶어두는 것은 산업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시대착오적 조치라는 목소리가 높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제도의 본질은 보호이지 감금이 아니다"라며 "보호 실익이 낮은 분야의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부 내부에서는 김정관 장관 취임 이후 전문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하는 등 행정 합리화를 위한 쇄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와 글로벌 시장 동향을 기반으로 한 객관적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신청이 들어온 만큼 최대한 빠르게 논의할 생각을 갖고 있지만 위원회 개최 시기는 공개할 수 없다"며 "전문위 검토 후 국가핵심기술 보호위원회 안건 상정 등 절차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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