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만든 의약품' 혈액제제…"제조법 지속 개정해야"

 혈액제제라는 말은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

 뜻은 간단하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든 의약품이다.

 혈액은 고형 성분으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있고 액상 성분으로는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응고성 단백 성분 등으로 구성된 혈장이 있다.

 각각의 성분은 우리 몸 안에서 산소 운반, 신체 방어, 지혈 등 역할을 맡는다.

 혈액은 헌혈을 통해 공급돼 다양한 분리 공정 등 제조과정을 거쳐 수혈용 혈액제제, 혈장분획제제 치료제 생산을 위한 분획용 혈장 등으로 사용된다.

 혈장분획제제란 혈액 내 특정 단백질을 변질시키지 않고 필요한 성분을 분획·추출해 정제한 의약품이다.

 혈액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인간 혈액에서 유래한 의약품인 만큼 생체적합성이 높고 몸에 들어가면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그 덕분에 응급상황에서 중요하게 쓰인다.

 합성의약품으로는 대체가 어려운 면역글로불린 등 단백질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GC녹십자와 SK플라즈마가 혈액제제를 생산한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처방집에도 등재됐다.

 PBM은 사보험 처방약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업체로, PBM을 통한 처방집 등재는 미국의 의료보험 급여 체제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녹십자는 작년 미국 혈액원 운영사 ABO홀딩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알리글로 사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 원료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SK플라즈마는 '알부민' 등 혈액제제를 생산한다.

 알부민은 알부민 상실(화상, 신증후군 등)이나 알부민 합성 저하(간경변증 등)에 의한 저알부민혈증, 출혈성 쇼크 등에 사용된다.

 SK플라즈마는 싱가포르에 위탁생산(CMO) 형태로 혈액제제를 공급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와는 현지 혈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합작법인 SK플라즈마코어를 설립했다.

 자카르타 카라왕 산업단지에는 연간 60만리터(L) 혈장을 분획할 수 있는 혈액제제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내년 4분기 가동이 목표다.

 다만 혈액제제에도 단점이 있다. 헌혈이 줄면 공급에 직격타를 입는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 중 헌혈한 사람의 비율인 '국민헌혈률'은 2023년 5.4%로 일본(4.0%)이나 영국(2.7%)보다는 높지만 대만(7.8%), 호주(6.2%)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혈액제제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혈액제제 규제 동향 정보집'에서 "혈액제제는 혈액 사업 규제 상황에 따라 관리 대상 및 관리체계가 나라마다 다르다"며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혈액 사업 정책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혈용 혈액 제제와 혈장 분회 제제의 품질관리 시 주의사항, 제제별 제조 방법 및 시험기준, 저장 방법 등에 대해 최신 기술 및 정책 동향을 반영한 지속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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