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비누·물티슈, 항생제 내성균 확산 원인 될 수 있어"

국제 연구팀 "일상 제품 속 살생물제, 건강 이점 없이 세균 내성만 키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항균 비누와 물티슈, 소독 스프레이 등 항균물질 함유 제품이 건강상 이점은 없으면서 세균의 항생제 내성(AMR)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 기관 그린 사이언스 정책연구소(Green Science Policy Institute) 등 국제 연구팀은 1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서 가정용 항균 제품에 포함된 살생물제(biocide)가 세균의 항생제 내성을 촉진할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레베카 푸오코 그린 사이언스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자 제품의 살생물제 사용은 항생제 내성 대응에서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항균 첨가물을 줄이면 화학 오염을 낮추고 공중보건을 보호하면서 슈퍼박테리아 확산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항균 비누와 물티슈, 소독 스프레이 등 '세균 제거' 가정용품에 널리 쓰이는 4급 암모늄 화합물(QAC)과 클로록시레놀(chloroxylenol) 등 살생물제가 중요한 항생제 의약품에 대한 내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돼 왔다.

 연구팀은 이런 살생물제는 가정에서 사용된 뒤 하수로 흘러 들어가 환경에 축적되고, 세균이 적응하면서 점차 제거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화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살생물제는 항균 손 세정제뿐 아니라 세탁용 살균제, 플라스틱, 섬유, 개인 위생용품 등 다양한 소비자 제품에 사용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 이후 현재까지 사용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 및 실제 환경 연구를 종합한 결과, 이런 살생물제가 환경 수준에서도 내성 박테리아의 생존과 확산을 촉진하고, 항생제 교차 내성을 유도하며, 미생물 간 내성 유전자 교환 등 지속적인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 균주가 우세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항생제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약효를 떨어뜨리고 사망 증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 미리엄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동안 항생제 내성 대응은 병원과 농업 분야에 집중됐고, 가정용 일상 제품의 영향은 간과돼 왔다"며 "건강상 이점이 거의 없는 만큼 이런 제품은 내성 관리의 중요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 당국은 항균 제품에 포함된 살생물제가 건강상 추가 이점이 없다며 항균 비누 대신 일반 비누와 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연구팀은 WHO와 협력 기관들이 향후 항생제 내성 대응 글로벌 행동계획(Global Action Plan on AMR)에 소비자 제품 속 살생물제를 포함하고, 환경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출처 :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Rebecca Fuoco et al., 'Targeting Biocide Overuse in Consumer Products Will Strengthen Global AMR Action', http://dx.doi.org/10.1021/acs.est.5c17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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