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최대주주 경영간섭 논란에 내홍 재현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신 회장, 성비위 의혹 임원 징계 등 방해"
신동국 최대주주, "임원 징계와 무관…지분 확대에도 4자연합 존중"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부침을 겪었던 한미약품그룹이 최근 최대주주의 경영 개입 논란 등으로 1년만에 다시금 내부적인 진통을 겪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13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 매수하며 자신과 한양정밀 지분율이 29.83%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고 임성기 창업주 부인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63.89%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 본부장과 임직원은 전날 본사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최근 신 회장의 경영 간섭 사례로 꼽힌 사내 성추행 의혹 관련, 피해자와 구성원에 대한 공식 사과와 경영 간섭 중단, 이사회 차원의 견제 장치 마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지난주 신 회장의 압력으로 성추행 의혹이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고 해당 임원이 자진 퇴사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매체에 관련 녹취록을 전달했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기존 공급처를 배제하고 저가 원료의약품으로의 교체를 강제 추진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20일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제약산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특정 대주주에게 직간접적으로 요청해왔다"며 "그러나 이는 저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왔고 대표로서의 권한 행사에 압박을 느끼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반박하고 박 대표가 재반박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미국에 체류하다가 성추행 의혹이 있는 임원이 지난달 말 퇴사한 이후 귀국했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잘 모르고 징계 절차와도 무관하다며 박 대표가 대척점에 있던 임원에 대한 인사를 감정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한 말을 몰래 녹취해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 회장은 박 대표가 지난 9일 갑자기 찾아와 연임을 지지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구매나 생산에 여러 이슈가 생겨 쉽게 답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며 녹취록 공개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주주 입장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하지만 최대주주가 경영에 대한 조언을 주는 것까지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최근 지분 확대는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지분을 사준 것일 뿐, 최대주주 그룹인 '4자연합'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연임에 대한 언급은 (신 회장과) 면담 중 있었으나 이는 30분가량 이어진 면담의 일부였을 뿐"이라며 "대표에 대한 외부에서의 비난을 멈춰달라는 의미로 얘기한 것으로 더 심각한 경영 간섭 관련 공방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초 신 회장이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먼저 전화해 조사될 사항 등을 미리 알려줌으로서 가해자가 회사 조사에 대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며 "9일 (임원 인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관여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신 회장에게 표명했으나 면박당했으며, 사표는 13일 수리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 임기 만료일은 내달 29일로,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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