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급증 대장암…'생존' 돕는 식습관 따로 있다

'암 예방'과 '암 생존' 식단 전략 달라…"커피는 카페인 여부 관계없이 긍정적"
"소고기, 돼지고기도 대장암 진단 후 사망률 낮추는 데 도움"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막상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같은 원칙을 그대로 따라야 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놓은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동국대 식품영양학과 금나나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진단 이후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 이런 내용의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장암은 전 세계 암 발생률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전체 암 중 대장암 발생 비중은 11.8%로 갑상선암(12.0%)에 이어 2위에 해당했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약 70∼90%가 환경적 요인, 10∼30%가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한다.

 이중 환경적 요인으로는 적색육 및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 음주, 흡연,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이 지목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연구 논문을 전수 분석해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폈다.

 이 결과 대장암 진단 이후 생존율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식생활 요인은 ▲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 저지방 유제품 ▲ 칼슘이 풍부한 식품 ▲ 커피였다.

 특히 커피는 카페인이나 디카페인 여부와 관계없이 생존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대장암 예방에 대한 커피의 효과가 일관되게 관찰되지 않은 것과 다른 대목이다.

 커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이나 폴리페놀 등은 항산화·항염 효과를 통해 간 건강을 개선하는데, 대장암 환자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간 전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운동과 체중 조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적정 체중 유지는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확실한 습관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 정제된 곡물 ▲ 고지방 유제품 ▲ 가당 음료 ▲ 흡연 ▲ 과도한 음주 ▲ 좌식 생활 습관이 꼽혔다.

 이러한 식품들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암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가공되지 않은 적색육(소고기, 돼지고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적색육은 보통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식품으로 지목돼 왔지만, 암 진단 이후에는 오히려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나나 교수는 "항암 치료 이후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의 고단백 식품 섭취가 필요하다"며 "완전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적색육이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 예방'과 '암 생존'이라는 두 목표가 반드시 같은 식단 전략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미 유방암 분야에서는 이와 유사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금 교수는 "대장암 진단 이후의 식생활 지침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암 생존자들이 보다 과학적이고 개인화된 영양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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