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101세의 1세대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책 '백년의 독서'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하지만 몸과 마음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를 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올해로 101세를 맞은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1920년에 태어나 꿈 같은 100세 나이를 넘겼음에도 방송과 강연은 물론 집필 활동도 왕성하게 펴고 있다. 비결은 뭘까? 김 교수는 단연 독서를 꼽는다.

 김 교수는 14살 중학교 시절부터 독서광이다 싶을 만큼 책읽기에 푹 빠져들었다. 학교 공부를 거의 중단했을 정도로 틈만 나면 온종일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 시작이 톨스토이의 대하소설 '전쟁과 평화'. 평안남도 대동에서 출생한 김 교수는 기차로 통학하면서 기차 안은 물론 정거장에서도 이 책을 읽었고, 논두렁길을 걸으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이렇게 '전쟁과 평화'를 끝내고 나니 나 자신이 인생의 한고비를 넘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독서는 내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열정과 꿈을 준다."

 저서 '백년의 독서'는 책읽기를 통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서고금의 문인들과 철학자들을 책으로 만나면서 정신적 성장과 성숙이 하루가 다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독서는 인생의 길이 되고, 사상의 기둥이 되고, 신앙과 인격이 아로새겨진 나이테가 됐다. 일제시대 신사참배 문제로 중학교를 자퇴한 그는 1년 동안 도서관에 칩거하다시피 하며 철학, 윤리학, 사회학 같은 책들을 탐독했는데, 그 가운데 특히 비중이 컸던 철학책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이 책을 처음 쓴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늙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는 책만 손에 잡으면 언제나 그 책의 주인공이 되고 책의 내용과 같은 삶을 호흡하게 된다. 확실히 독서는 나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삶의 열정과 꿈을 안고 살도록 이끌어 준다."

 읽으면서 큰 감명을 받은 또 하나의 대표 서적은 간디의 자서전이었다고 한다. 모든 식민지는 독립국가가 돼야 한다는 역사의 교훈, 비폭력이 마침내는 폭력보다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신념, 정의는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는 용기, 인간은 영원한 가치와 목표를 위해 불굴의 투지를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파스칼, 아우구스티누스, 키르케고르, 도스토옙스키 등도 그의 신앙과 종교관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미디어 시대와 정보화 사회를 살면서 "예전처럼 독서가 필요한가?"라는 질문도 일부에서 나온다. 이에 김 교수는 "그렇기에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정보는 생활에 필요한 보도일 뿐 자신의 삶을 키워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신문과 텔레비전 등은 살아가는 데 상식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내 영혼을 살찌게 하고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독서가 인간적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의심할 수 없다. 독서의 길은 영원하다."

 "가치관의 문제는 물론이고 도덕적 기강을 바로잡는 길도 건전한 독서와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 '책을 읽는 개인이 지도자가 되며, 독서하는 민족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말은, 하나의 구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신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책은 1995년 출간된 '망치 들고 철학하는 사람들'(범우사)의 개정판이라 할 수 있다.

 비전과리더십. 264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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