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최대 26% 치솟아…"송미령 장관 쌀정책 오락가락"

분식집 "장사 너무 힘들어"…떡값 오르고 공깃밥 2천원도 등장
농식품부 과도한 시장격리·재배면적 감축…쌀 생산·소비 추산 실패

 "김이 비싼데 쌀값도 너무 많이 올라서 장사하기 힘드네요.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선지 손님도 없는데…."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의 분식집. 이 가게 점주는 김밥을 말면서 쌀 가격 급등에 대해 하소연했다. 김밥 외에도 쌀떡볶이와 덮밥류를 판매하는 곳이라 쌀값 급등은 고스란히 원가 부담이 된다.

 현재 쌀 소매가격의 평년 대비 상승률은 최대 25%가 넘는다.

 ◇ 7개월째 '심리적 저항선' 6만원선 넘어…잇단 대책에도 고공행진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쌀 10㎏ 평균 소매가격은 3만6천214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1% 올랐으며 평년보다는 25.8% 상승했다.

 다만 20㎏ 기준 소매가격은 6만2천951원으로 13.7%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는 16.5% 상승한 것이다.

 쌀 산지가격은 작년이나 평년보다 거의 20% 올랐다.

 지난 18일 기준 쌀 산지가격은 20㎏당 5만7천716원으로 작년보다 19.7% 높으며 평년 대비로는 19.4% 상승했다.

 쌀 가격은 작년 9월 6만원선을 뚫은 이후 7개월째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만3천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쌀(20㎏ 기준) 소매가격 6만원은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설명하면서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쌀값이 수확기 이후 내려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전망했지만,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값 강세가 장기화하자 지난달 말 정부양곡 15만t(톤)을 단계적으로 공급한다는 카드도 꺼냈다. 하지만 아직 쌀값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지 쌀값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고, 또 소비자에게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쌀값 상승은 밥상 물가와 외식 물가를 끌어올린다.

 배달앱에서는 공깃밥 가격을 1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올린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식당은 공깃밥 가격표에 2천원을 써 붙이기도 했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쌀로 만드는 떡은 지난달 가격이 1년 전보다 5.1%나 상승했다. 이는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 가격 상승률(1.7%)의 세 배 수준이다.

 떡 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 2.7%에서 9개월 연속 높아졌다.

 지난달 삼각김밥은 3.6% 상승했다. 비빔밥과 된장찌개백반, 김치찌개 백반 등도 3%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쌀이 오른다고 해서 수익을 농민들이 갖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농민들은 12월 전에 쌀을 다 팔기 때문에 지금 쌀값이 오른 것은 유통업자들이 돈을 버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 소비량 추산 엇나가…쌀 재배면적 감축에 우려도

 엄 위원장은 "정부양곡 대여 반납 1년 연기를 포함해 송미령 장관의 쌀 정책은 오락가락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최근 성명에서 '정부양곡 반납 연기 철회' 등을 요구하며 송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 쌀 과잉 물량이 많을 것으로 추산해 쌀 10만t(톤)을 시장 격리하기로 했다가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다시 예상되자 올해 초 계획을 뒤집었다.

 4만5천t의 용도를 가공용으로 제한해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고 정부가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공급한 5만5천t의 반납 시기를 1년 늦췄다.

 수확기 벼 매입물량이 감소한 데다 농식품부의 쌀 소비량 전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떡, 즉석밥 등 가공용 쌀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올해 가공용 수요량은 전망보다 약 4만t  증가했다.

 송미령 장관이 지난 2024년 수확기에 "초과량 이상의 과감한 시장격리 계획"을 밝히고 쌀 초과 생산량(5만6천t)보다 훨씬 많은 26만t을 시장 격리하고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고 부족으로 쌀값 상승세가 시작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26만t 시장격리 조치가 쌀값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벼 재배면적 감축 조치도 쌀값 상승을 초래한 요인으로 지목을 받았다.

 송 장관은 2024년 벼 재배 면적 감축 방침을 발표하고 지난해 8만 ㏊(헥타르·1㏊는 1만㎡) 감축 계획을 추진해 농업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엄 위원장은 "농식품부가 작년에는 쌀이 남는다면서 8만㏊를 강제로 감축하게 하면서 쌀 대신 콩을 심으라고 했는데, 올해는 콩이 남는다며 콩을 심지 말고 쌀을 심으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민간위원장인 김관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꺼번에 재배면적을 많이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쌀이 남는다고 확 줄이다 보면 언젠가 일본처럼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쌀이 부족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기후 위기로 올해 생산량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쌀 재배면적 감축은 식량주권을 흔드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도 벼 재배 면적 9만㏊를 감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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