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해 뇌 신경세포 젊게 만들면 인지기능 회춘할까

스위스 연구팀 "늙은 생쥐 뇌 특정 세포 활성화하자 학습·기억 능력 회복"

  유전자를 조작해 늙은 뇌 신경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면 기억력 등 인지 기능도 회춘할까?

 늙은 생쥐의 노화된 뇌 신경세포를 유전자 조작하는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젊은 상태로 되돌리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요하네스 그레프 박사팀은 23일 과학 저널 뉴런(Neuron)에서 늙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기억과 회상에 중요한 뇌 해마의 신경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젊은 상태로 되돌리면 기억 수행 능력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가소성에 필요한 여러 세포 과정을 교란한다며 중요한 질문은 영향을 받는 세포들이 어떻게 다시 가소성을 유지하도록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억은 엔그램(engram)이라는 드문드문 분포한 신경세포 집단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세포들은 학습과 회상 시 활성화되면서 '기억 흔적'(memory trace)을 형성하는데, 노화된 뇌와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는 엔그램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세포 재프로그래밍 유전자 3개(OSK : Oct4, Sox2, Klf4)를 기억을 실제로 저장하고 있는 엔그램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해 젊게 되돌릴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에서 저하된 기억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검증했다.

 OSK 유전자는 세포 기능을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만드는 데 사용된 '야마나카 인자'(OSKM)의 일부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이 인자들을 정밀하게 시기를 맞춰 발현시키면 세포에서 여러 노화 관련 특성을 되돌릴 수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OSK를 뇌 전체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대신 정밀한 뇌 주사를 통해 전달되는 치료 벡터(adeno-associated viruses)를 이용해 학습 중 활성화되는 2개의 엔그램 신경세포만 표적화해 적용했다.

 표적 하나는 최근 기억·학습에 중요한 해마 치아이랑(dentate gyrus)이고, 하나는 2주 뒤 기억에 중요한 내측 전전두피질(mPFC)이다.

 실험 결과 해마 치아이랑의 엔그램 신경세포 OSK를 일시 활성화한 늙은 생쥐는 기억력이 회복되고 수행 능력이 젊은 대조군 수준으로 돌아갔다.

 같은 방법으로 전전두피질 엔그램에 OSK 인자를 적용한 늙은 생쥐는 몇 주 전에 형성된 기억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 실험에서도 치아이랑 엔그램을 재프로그래밍한 생쥐는 길 찾기 등 훈련 중 학습 능력이 개선됐으며, 전전두피질 엔그램을 재프로그램한 생쥐는 장기 공간 기억이  회복됐다.

 연구팀은 OSK 발현을 소수 신경세포로 제한해 세포 기능 교란 위험을 줄이면서 유익한 효과를  얻었다며 이 연구는 기억 관련 특정 신경세포 집단의 기능을 회복시켜 저하된 인지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개념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세포가 젊은 상태로 재프로그래밍 된 생쥐는 학습·기억 능력이 건강하고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이는 뇌의 특정 세포 집단을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전략이 노화와 질환에서 인지 기능 회복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euron, Johannes Gräff et al., 'Cognitive rejuvenation through partial reprogramming of engram cells', https://doi.org/10.1016/j.neuron.2025.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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