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르신에게 '일'이란…"자기 존엄성·존재감·체면"

노인인력개발원 "경제 소득 이상으로 가족·사회적 관계 속에서 가치"

 한국 어르신들에게 일은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닌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는 수단인 등 복합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간한 '한국 어르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여율은 지난해 5월 기준 41.8%였다.

 55∼79세 고령층이 장래에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은 69.4%로 2015년 61.2%보다 8.2%포인트(p) 증가했다.

 그 결과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일을 통해 스스로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가족에게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주지 않다는 인식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생활비를 충당하고 자녀·손주에게 용돈을 제공함으로써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는 언급도 있었다.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인식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가족에게 도움이 됨'을 해석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여성 응답자는 일을 하는 이유로 자녀의 지출을 줄여주거나, 병원비·용돈 등 일상 생활에서의 보탬을 강조했다. 이와 달리 남성 응답자는 자녀의 결혼이나 향후 질병 등 미래 위험에 대비한 경제적 준비로 일을 설명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어르신들은 일을 통해 자녀와 가족에게 경제적 및 정서적 부담을 주지 않고 스스로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식했다"며 "부양을 넘어 자기 존엄성을 유지하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활용해 성취감을 얻는다는 인식도 주요했다.

 과거의 직무 경험이나 기술·자격을 현재의 일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량이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을 통해 어르신 스스로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다는 의미도 있었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일을 통해 소속감과 활력을 느끼며, 규칙적인 생활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계기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노인 일자리 비참여자는 일이 없는 상태를 무기력함·우울감과 연결지었다.

 한국 문화 특성 요인인 체면과도 연관이 있었다. 특히 남성 응답자에서 일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체면이 상한다는 인식이 더욱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전통적 성 역할이 노년기까지 이어지며 남성은 일을 한다는 사회적 지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남성 노인의 자살률과 은퇴 후 적응 문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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