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없이 자는 자세, 녹내장 환자 안압 상승 낮출 수 있어"

中 연구팀 "높은 베개가 경정맥 압박해 안압 높여…수면 자세 조정 필요"

녹내장 환자의 시야손상

[서울대병원 제공]

 

안구 내부 압력(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 손상을 초래해 실명 원인이 되는 녹내장(glaucoma)을 일으킬 수 있다. 베개 없이 잠을 자면 녹내장 환자의 안압 상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저장대 왕카이윈 박사팀은 28일 국제학술지 영국 안과학 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서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높은 베개를 베는 수면 자세가 안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베개를 높게 베면 목 위치가 변해 경정맥을 압박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경정맥 압박을 유발하지 않는 수면 자세가 녹내장 환자의 안압 상승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압은 자세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특히 서 있던 자세에서 누운 자세로 전환되는 수면 시간대는 안압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연구팀은 베개가 높으면 경정맥이 압박될 수 있고, 그 결과 안구 내 방수(aqueous humor) 배출을 방해해 안압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수는 각막·수정체처럼 혈관이 없는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고 눈의 형태와 안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녹내장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베개 2개를 사용해 머리를 20~30도 높인 상태에서 수면할 때 안압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는 44세 이하가 84명, 45~59세 41명, 60세 이상이 19명이었고, 이 중 70명은 정상안압, 9명은 고안압, 65명은 서서히 진행되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primary open angle glaucoma)이 있었다.

이들은 오른쪽 눈 압압을 24시간 동안 2시간마다 앉은 자세와 누운 자세에서 측정했고,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는 베개를 이용해 머리를 20~35도 높이고 10분 뒤 안압을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참가자 96명(67%)에서 베게 없이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머리를 높인 자세로 전환할 때 안압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상승 폭은 1.61㎜Hg로 측정됐다.

머리를 높인 자세에서의 안압은 17.4㎜Hg로 반듯이 누운 자세(16.62㎜Hg)보다 유의미하게 높았고, 24시간 동안 변동 폭도 더 컸다.

또 눈의 미세한 혈관을 통해 혈액을 밀어내는 안구 관류압(OPP)은 베개 높이가 높을 때 54.57㎜Hg로 반듯이 누운 자세(58.71㎜Hg)보다 낮았다. 안구 관류압 감소는 눈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류가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에 대해 확정적 결론을 내릴 수 없고 검증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높은 베개로 인한 목 굴곡이 경정맥을 압박해 정맥혈류와 방수 유출을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세 변화가 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명백한 만큼, 수면 자세 조정이 임상 현장에서 장기적인 안압 관리를 최적화하기 위한 간단하고 효과적인 보조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Kaijun Wang et al., 'Association of high- pillow sleeping posture with intraocular pressure in patients with glaucoma', https://bjo.bmj.com/lookup/doi/10.1136/bjo-2025-328037

 

장익상 선임기자(iksang.jang@gmail.com)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탈북민, 암 발생 위험 13% 높아…감염 관련 암 위험 커"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거주하는 일반 국민과 비교해 암 발생 위험이 13%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와 김경진 교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준식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탈북민 2만5천798명과 국내 거주하는 일반 국민 127만6천601명을 비교·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탈북민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주한 후 시간 변화에 따른 전체 암 발생률과 암 종류별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자 평균 10년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탈북민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보다 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에서 31% 높아 그 차이가 더 컸다. 암 종류별로 보면 간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유방암과 대장암처럼 선진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은 초기에는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북한에서의 생활 환경과 보건의료 접근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개 간암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이 깊은데 예방접종이나 정기 검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메디칼산업

더보기
제네릭 약가 개편 임박…업계 "일괄 인하는 생태계 훼손" 반발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제약바이오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 시행된 의약품 약가 일괄 인하 정책의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 산업의 위상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규제 방식이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모든 기업 일괄 적용 논란…"10여년간 산업 변화 반영 부족" 22일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국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등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개편안에는 연구개발(R&D) 등 혁신 선도 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등 정책적 배려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제약기업에 대해 일률적으로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 때문 에 옥석을 가리지 않는 일률적 약가 규제에 따른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국내 제약산업 역량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일괄 약가인하가 단행된 2012년에 머물러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보인다. 2012년 한국 제약산업은 대부분 내수 중심, 제네릭 위주의 시장 구조였고 글로벌 신약 개발이나 대규모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