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축농증 오인 많은 '비부비동암'…"드물다고 안심은 금물"

유해물질 지속 노출이 위험요인…"코막힘·누런 콧물 수주 계속되면 의심해봐야"

 "감기인 줄 알았다", "축농증이 오래간다고만 생각했다."

 최근 부비동암으로 사망한 백성문 변호사의 투병 과정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생소했던 '비부비동암'이라는 질환이 대중의 관심 속으로 들어왔다. 평소 미디어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해온 법조인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암 투병과 별세는 많은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남겼다.

 비부비동암은 비강(콧구멍에서 인두에 이르는 공간)에 생기는 비강암과 부비동(코 주변 얼굴 뼈 속에 공기가 차 있는 공간)에 생기는 부비동암을 통칭한다.

 비부비동암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강과 부비동 점막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자극이 암 발생에 관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니켈, 나무 분진, 크롬, 포름알데히드, 용접 연기 등 직업 환경에서의 유해 물질 노출과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흡연, 대기오염 등이 비강암과 부비동암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문제는 비부비동암의 초기 증상이 흔한 질환인 비염·축농증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막힘, 콧물, 안면 통증, 두통 같은 증상은 일상에서 너무나 흔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부비동암의 경고 신호는 '지속성'이다.

 코막힘이나 누런 콧물이 수주 이상 계속되거나, 한쪽 얼굴이 반복적으로 아프고 붓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염증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코피가 잦아지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치아 흔들림, 안면 감각 저하 같은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부비동은 해부학적으로 눈·뇌·신경과 매우 가까워, 암이 진행되면 시력 손상이나 뇌 침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조기 발견 여부가 치료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비부비동암은 외래에서 코내시경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암이 부비동 안쪽에 위치한 경우에는 조직검사 등의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부비동암이 진단되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의 추가 검사를 거쳐 암의 진행 정도 및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비부비동암의 치료는 종양의 위치, 범위, 전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치료의 기본은 수술로 암을 충분히 절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초기 단계이면서 전이가 없는 경우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 만약 암이 진행된 경우라면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으며, 추적 관찰도 필요하다.

 초기에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발견이 늦어질수록 치료는 복잡해지고 예후도 나빠진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상덕 병원장은 "비부비동암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부비동염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 물질 노출을 최소화하고, 평소와 다른 코 증상이 느껴질 경우 지체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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