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진료비 191조 '빨간불'…치매·정신질환이 재정 흔든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질환 구조의 대격변…순환기·소화기·암 '부동의 3강'
치매 진료비 2030년 최대 4.4조원 육박…질환별 맞춤형 재정 관리 시급

 지난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하면서 국민건강보험 재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질병 구조 자체가 만성화·고령화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오는 2030년에는 총진료비 규모가 19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치매와 정신질환, 근골격계 질환의 가파른 상승세가 건강보험 지출의 새로운 뇌관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유병률 변화와 의료기술 발전 등 비(非)인구학적 요인을 통합 분석한 결과, 2030년 총진료비가 약 189조원에서 최대 191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의 기존 장래재정전망을 웃도는 수치로 보건의료 현장의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질환별 지출 순위의 대격변이다. 과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진료비 비중이 가장 높았던 호흡기계 질환은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와 맞물려 순위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고령층 비중이 높은 순환기계, 소화기계 질환과 신생물(암)은 여전히 '부동의 상위권'을 유지하며 전체 진료비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주목할 점은 '삶의 질'과 직결된 질환들의 약진이다.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은 2023년 4위에서 2030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으며, 정신 및 행동장애는 8위에서 5위로, 신경계 질환은 11위에서 7위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정신 및 행동장애의 경우 10∼30대 청년층의 수요 확대와 80세 이상 고령층의 입원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전 세대에 걸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인성 질환의 대표 주자인 치매는 재정적 부담이 가장 위협적인 수준이다. 2010년 7천796억원이었던 치매 진료비는 2023년 3조3천373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이 중 약국 진료비는 같은 기간 9.3배나 급증해 치료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2030년 치매 진료비가 최대 4조4천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계했다. 이는 연평균 11% 안팎의 기록적인 성장세다.

 진료 형태별로는 '입원' 중심의 지출 구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전체 진료비의 38.5%를 차지했던 입원비 비중은 2030년 47.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장기 요양과 중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한다. 반면 외래와 약국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인구 기반' 단순 추계 방식이 의료 현장의 복잡한 변화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노인이 많아져서 돈이 더 드는 게 아니라, 어떤 질병이 늘어나고 어떤 의료기술이 도입되는지에 따라 지출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신질환이나 신생물, 내분비 질환 등은 인구 고령화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진료비 증가율이 연 1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연구원 측은 "향후 진료비 모니터링은 단순히 총량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질환별 발생과 유병 현황을 반영한 정밀한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치매와 같이 돌봄과 의료가 복합된 질환에 대해서는 요양보험과의 연계 분석을 통한 포괄적인 재정 전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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