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건보 특사경 설치될까…수사권 오남용·정보 분리 쟁점

대통령 지시에 탄력받았지만 법사위서 '수사 원칙 맞지 않아' 지적
공단 "설치시 年 2천억원 손실 방지…국회 통과 최우선 준비"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지원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입법 단계에서 수사권 오남용 방지와 수사·정보 분리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신속한 수사를 통한 재정 누수 방지'를 특사경의 주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국회에서는 '재정이나 기간 단축은 수사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숙원인 특사경 설치가 탄력을 받으면서 정부는 국회 법안 심사 단계에서 쟁점 방어를 위한 근거를 정비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의 대표발의안을 제외한 안들을 지난 2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심사 중이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의 쟁점은 비(非)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서 긴급성 등을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느냐다.

 법사위 전문위원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현행법상 비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사례는 선장이나 기장의 경우 선박·항공기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경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범죄, 민간교도소장의 경우 교도소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 등이 있다.

 기본 원칙은 사법경찰권이 신속히 미치기 어려운 장소적 한계가 있거나 수사의 긴급성이 요구되는 경우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법안소위에서 "건보공단은 기존에 특사경이 부여된 곳들과 달리 기본적으로 감독·단속에 대한 행정 권한이 없는 기관"이라며 "장소적 제한 등으로 일반 경찰의 접근이 곤란한 경우인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산범죄의 피해자(공단)가 수사권을 행사하는 형식은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고, 공단은 급여 관련 데이터를 다 관리하고 있어 수사와 정보의 분리라는 기본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위원들 사이에서는 "재정(누수 방지)이나 기간 단축은 수사의 목적이 아니다"며 "단축을 목적으로 수사를 속전속결로 진행하면 인권 침해·권한 남용 소지가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의료계에서는 무리한 입법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진료비) 부당 청구 문제는 사무장 병원 불법 개설과는 별개의 사안이고 공단의 현재 심사 시스템과 사후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기관 적발·환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입법 저지를 위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토보고서 발췌]

 반면 특사경 도입 주장의 강력한 근거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과잉 의료행위에 따른 재정 누수다.

 법사위 전문위원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 지급됐다가 적발돼 환수가 결정된 급여액은 지난해 9월 기준 3조500억원에 달하지만, 징수율은 7.9%로 2천399억원가량에 그쳤다.

 공단은 이러한 불법 기관에 대한 수사 기간이 평균 11개월로 길어 사무장 병원 운영자들이 폐업과 개원을 반복하고 재산을 은닉해 범죄수익 회수가 어렵다고 호소해 왔다.

 이에 정부는 그간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의료법 위반행위에 한해 특사경을 설치해 운영해왔지만, 인력이 2명에 불과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공단은 진료비 지급기관으로서 각종 자료를 보유·분석하고 해당 사항에 대한 전문 조사인력이 100여명에 달한다.

 이런 점에서 수사 기간을 11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할 수 있고 연간 2천억원의 재정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단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비서실 등에서 지시받거나 협조 중인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법안 통과가 우선"이라며 "복지부와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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