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화학물질·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 머리카락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지난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구분한다.

 PM10은 입자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인 일반적인 미세먼지이고, PM2.5, 즉 입자의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먼지는 초미세먼지라고 구분해서 부르고 있다.

 그에 비하면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먼지와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 입자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다. 해변의 아주 고운 모래가 90마이크로미터 정도다.

 미세먼지는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 적인 원인이 되거나 인체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입자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폐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로 들어가서 폐에 축적이 되거나 혈액 속으로 흡수돼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미세먼지 기준과 초미세먼지 기준이 다른데, 초미세먼지 기준이 미세먼지 기준의 절반 정도다.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많이 나오고 금속 등에도 포함돼있다. 미세먼지는 이에 비해서는 입자가 큰데, 일반적인 먼지나 꽃가루, 곰팡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 미세먼지 수치의 함정

 미세먼지 수치는 날짜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2017년 3월 21일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도시 중 서울이 2위를 차지했다. 이걸 보고 많은 사람이 놀랐다.

 '중국이 있는데 왜 서울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당시에 중국은 베이징, 청두 모두 서울보다 미세먼지 수치가 낮았다. 필자는 상하이에 일 년에 한두 번씩 가는데, 거기 가서 보면 서울보다 좋을 때가 많다.

 사람들이 미세먼지가 다 중국에서 오는 줄 아는데 그렇지는 않다는 말이다.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인도였다.

 인도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이 미세먼지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이 국외 부분, 즉 중국에서 넘어오는 부분에 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국내 미세먼지 기여율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부분만 개선돼도 공기 질이 한결 좋아질 것이다.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들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에 그런 노력이 부족했단 것이다. 가령 외국의 대도시는 노후한 디젤차, 공해를 많이 배출하는 차는 도심 진입을 못 하게 막아뒀다.

 도심에는 녹색차량, 그러니까 공해 배출량이 적은 차들만 들어갈 수 있다. 그것도 비싼 통행세를 내고 말이다. 그런 외국의 대도시에 비해 서울은 모든 차량 출입이 굉장히 자유롭다. 그 대신 우리는 미세먼지의 피해를 보고 있다.

 사실상 중국 탓만 할 상황이 아니다. 또 사후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원천적으로 원인을 제거해야 할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대처가 중요하다.

 ◇ 미세먼지의 주범, 경유

 미세먼지의 원인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화력발전이다.

 그다음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산불, 페인트나 스프레이 사용, 자연 발생하는 먼지 등이 있다. 그리고 사막에서 날아오는 먼지, 화산 폭발의 잔해 등도 있지만 이런 것은 우리나라에 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

 국내에서의 문제만 놓고 보자면 자동차 배기가스가 가장 주요한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다. 배기가스 중에서도 제일 문제가 되는 게 바로 경유 차량이다.

 필자는 운전을 자주 안 하지만 가끔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목표는 딱 한 가지다. '어떻게 하면 빨리 갈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SUV 차량이나 화물차 뒤를 따라가지 않을까'다.

 그런데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차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운전하다 보면 계속 경유차 뒤를 따라가고 있다.

 필자는 아는 사람이 SUV 차량을 사겠다고 하면, 경유차 뒤에 10분만 서 있어 보라고 한다. 그걸 버틸 수 있으면 경유차를 타라고 한다. 경유차에서 독한 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미세먼지뿐만이 아니다.

 경유는 가솔린과 다르게 오염물질을 많이 발생시킨다. 경유에는 유황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 때문에 공기 중으로 황산화물이 다량 배출된다.

 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이나 이산화황 등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디젤엔진의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완전히 연소하지 않은 질소산화물이나 탄화수소 찌꺼기 등을 걸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유해물질을 섭씨 550도 정도의 높은 온도로 다시 태우는 '디젤 분진 필터 장치'와 암모니아 수용액을 분사해 화학적으로 질소산화물을 중화하는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까지 이런 감소장치를 부착하지 않고 경유차를 양산, 판매해 미세먼지 발생에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선진국에서는 경유의 유황 성분 함량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경유 자체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서야 저유황 경유를 의무화했다.

 경유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2B등급 발암 물질, 즉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경유와 휘발유는 어떻게 다를까?

 원유에는 끓는점이 다른 여러 물질이 혼합돼있는데, 원유를 가열하면 각 원료가 끓는점에 따라 정제, 분리된다. 섭씨 20도 정도에서 부탄, 프로판 가스가 나오고 150도 정도에서 휘발유가 나온다.

 경유는 300도 정도에서 분리되고 이때 무거운 질량을 가진 유황화합물, 질소화합물이 섞여 나오게 된다.

 분별증류 방법으로 원유를 정제할 때 얻어지는 경유에는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돼있는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에너지원, 미세먼지와 산성비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여러 나라에서 경유의 유황 함유량,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경유의 유황 성분을 줄이기 위해 저유황 경유를 생산하고 있으나 이 과정은 경유의 마찰력을 크게 높여 이를 다시 줄이기 위해 다른 첨가물을 넣어야만 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정부가 그 해결책을 내놓는 일에 너무 소극적이다. 필자가 20여 년 전에 제주도에 강의를 나가서 사람들에게 이런 건의를 했다. 제주도는 여러 면에서 특수한 곳이기 때문에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맨 먼저 경유차를 없애라고 말이다.

 제주도는 차들이 육지에서처럼 마음대로 왕래할 수 없으니 가능하다.

 제주도에서 경유차를 없애고 전기차를 적극 도입하면 세계 여러 기관에 연락해서 홍보해주겠다고 했다. '경유차 없는 클린 제주도'라고 선전하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는데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경유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텐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고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 내수용으로 판매되는 디젤차에는 매연 저감 장치를 거의 붙이지 않았다.

 그걸 붙이면 당장 50만 원 정도가 더 든다고 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생략한 거다. 결국 이런 일들은 비유하자면 전 국민을 담배 피우는 환경에 노출한 거나 다름없다.

 그러다 보니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경보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유독 강해서 그런지는 모를 일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 정부 정책이 이제까지는 국민들의 건강보다는 재벌이나 산업체 위주로 결정돼온 것 같다.

 그들을 위해 기준 자체를 이렇게 약하게 설정했던 거다. 어느 신문 기사의 제목처럼 '금수강산은 옛말'이 돼버렸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