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타이레놀 자폐증 유발" 트럼프 발언에 제약업계 긴장

업계, 코로나때 타이레놀 권장 사태 재현 우려…"당국 설명 필요"
식약처, 세트아미노펜 성분 함유 제제 제조·수입사에 의견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명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자폐아 위험성을 언급하자 국내 제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의학적 근거가 불확실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소비자들이 동요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국내 보건당국의 타이레놀 권장으로 해열·진통제 판매가 급감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이를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켄뷰는 "임신 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에게 가장 안전한 진통제"라며 "복용하지 않으면 열을 치료하지 못해 유산, 자폐증, 선천적 기형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웨스 스트리팅 영국 보건장관도 23일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인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고, 자폐아를 둔 로리 톰린슨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도 타이레놀과 자폐증 간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신뢰할 만한 증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는 켄뷰의 해명에도 트럼프 발언에 동요한 소비자들이 타이레놀 원료인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된 해열·진통제를 기피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FDA가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자폐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으로 아세트아미노펜 라벨을 바꾸기로 해 같은 성분을 사용하는 많은 국내 해열·진통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때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청장(현 보건복지부장관)이 "타이레놀처럼 소염 효과가 없는 단순 해열 진통제는 (백신) 접종 후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복용해도 적절하다"고 언급한 이후 국내 해열·진통제 판매가 급랭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국내 임산부들이 몸살 증상 때 어떤 약을 복용할 수 있는지 약국에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 같다"며 "코로나 사태 때 당국의 '타이레놀' 발언으로 타이레놀 품절 대란이 발생하고 국내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판매는 급감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보건당국이 임산부 등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입장을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안전하다고 설명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는 한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군의 자폐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의학계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당국이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통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중국산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이후 식약처가 복용환자의 복용 실태를 반영한 영향평가를 통해 추가 발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결과를 발표한 것처럼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식약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함유하는 제제의 제조, 수입업체들에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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