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의무 복무' 지역의사·공공의사, 의료격차 해소 해법될까

당정, 필수의료 특별법·지역의사 양성법 이번 정기국회 처리 방침
"의무복무 위헌적·보상 약해" vs "지역인력 양성외 대안 없어…계획·시스템 필요"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이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지역의사제 도입이나 공공의대 설립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은 4일 오전 당정대 협의를 열고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필수의료 특별법)과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이하 지역의사 양성법)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최근 사직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복귀에서도 지역간, 진료과목간 격차가 확인되는 등 필수·지역의료 강화가 시급하다는 데에 당정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3년 주기의 실태조사와 연례 성과 평가, 필수의료 진료협력 네트워크 구축, 필수·지역의료강화기금 운용 등이 담겼다.

 특히 인력 양성을 위해 의대 입학생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선발하고 이들이 필수·지역·공공의료와 관련한 과목을 추가로 이수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이들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등 경비를 지원하고, 이렇게 배출된 지역의사는 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에서 10년간 복무해야 한다.

 설립이 추진되는 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이나 일반 의대들이 일정 비율을 공공의사 선발전형으로 뽑아 역시 관련 과목을 추가 이수하게 하고 학비를 지원한 뒤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지난 2월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역의사 양성법 제정안엔 지역의사제에 대한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중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고, 감염병이나 재해 등으로 의료인력이 긴급히 필요하면 다른 기관이나 지역으로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지역의사가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의사 면허가 취소되며, 의무복무 잔여기간 내에는 재교부를 받을 수 없다.

 앞서 복지부는 국회 업무보고 등에서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르면 2028년 신입생부터 의대 신입생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의사제 도입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추진됐으며,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엔 민주당 주도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발 등 속에 지금까지 실현되진 못했다.

 이번엔 당정대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입법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도 의료계의 우려와 반발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료개혁이라는 대전제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개혁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정부와 같이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과정 없이 정책이 입안되거나 이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결코 (개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지역에 몇 년 이상 근무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한다는 규정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수당과 학비 지원 정도로는 지역 의무 복무를 유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과거에도 장학금 등을 보상책으로 하는 공중보건장학 제도가 비슷한 개념으로 존재했지만 실패했다"며 "지역 의료 면허를 별도로 만들거나 지역 의사 연금 등 훨씬 더 강력한 보상을 주지 않는 한 제도 성공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에서는 이미 자리 잡은 제도인 만큼 지역 인재들을 선발해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영수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는 "지역의사제를 선형적으로 운영할 게 아니라, 일본처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어떻게 제대로 뽑고 교육하고 지역에 필요한 인재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담당 부서와 지원센터를 만드는 등 입체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단순하게 돈을 주고 의무 복무를 시킨다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본 같은 경우 면허 취소를 하지 않아도 장학금을 토해내고 나가는 사람은 1% 정도"라며 "지역 책무성을 가진 인재를 뽑아 지역사회를 지켜줄 의료인에 대해 투자한다는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준 인하대 의대 교수는 "지역의사든 공공의대든 국가가 필요한 인재를 국가가 양성할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국방·경찰·소방·교도소·오지 등에 의사인력이 필요하고 거기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그걸 제대로 받은 사람을 배치할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는 지역의사제 등을 통해 지역에서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 외에는 거의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의료계가 반대한다면 의료계가 나서서 국민을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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