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알아두면 좋은 술의 상식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중국술에 대해 알아봤다. 바다 건너 일본술도 한번 살펴볼까 한다.

 그런 일본 명주는 주로 니가타현에서 많이 나온다.

 니가타현 하면 쌀이 좋기로 유명한데, 태평양 쪽에 있는 일본의 높은 산 위에 내린 눈이 녹아 흐른 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물 좋고 쌀 좋은 데를 꼽아보자면 경기도 이천이 있다.

 그래서 국내산 맥주는 대부분 이천의 물로 만들었고, 지금도 맥주 공장이 있다.

 일본 소주도 아주 유명하다. 원래 일본에는 소주가 없었는데, 우리나라 진로 소주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다 보니 소주를 주조하게 됐다.

 쌀로 만든 소주, 보리로 만든 소주, 고구마로 만든 소주 등 종류는 다양하다. 일본은 술의 품질 관리를 아주 철저히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소주는 곡식을 발효해서 증류한 게 아니고 양조 알코올인 주정(酒精)을 희석해서 감미료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다. 이건 상표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우리나라에도 청주나 전통주가 있지만 제대로 특성화나 표준화가 돼 있지 않다. 단적인 예로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통주를 정부의 어느 부처에서 관리해왔는지 독자 여러분께 질문드린다.

 어디서 관리했어야 할까?

 원칙대로라면 식약처에서 관리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먹는 식품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통주를 국세청에서 관리했다. 국세청에서 과연 식약처만큼 술의 성분에 신경 쓸 수 있었을까?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술에 부과된 세금만 잘 걷으면 됐지, 그걸 먹고 탈이 나건 어쩌건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세청에서 세금은 많이 거둬들였을지 모르지만, 좋은 술을 만드는 문화, 좋은 술을 즐기는 문화는 죽었다. 그동안 술을 제대로 만들기도 어려웠다.

 1963년에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학생이던 때인데, 그때 쌀이 모자라서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막걸리고 뭐고 전부 다 말이다.

 그래서 탄생한 게 고구마로 만든 주정을 사용하는 희석식 소주다. 지금은 쌀이 남아도 그걸로 소주를 만들지 않는다. 단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술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맥주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해 보겠다.

 요즘 국내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의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다. 맥주도 종류가 많다. 낮은 온도에 서 숙성해서 만드는 라거(lager)도 있고, 실온에서 발효해서 만드는 에일(ale)도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수입 맥주는 오리지널 맥주의 원액을 사다가 물을 타서 판매하기 때문에 맛이 덜하다. 예를 들어 기네스 흑맥주를 우리나라에서 마시면 거품이 금방 사라져버린다. 원액에 탄 물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도 많다. 그런데 위스키의 뜻은 알고 마셔야 한다. 위스키라는 말은 생명수(water of life)라는 뜻의 스코틀랜드게일어 '위스게 바하'(uisge beatha)와 아일랜드게일어 '위스케 바하'(uisce beatha)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위스키와 발음이 비슷하지 않은가?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는 알코올이 추위를 잊게 해주고, 순식간에 열량을 섭취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추운 지방의 사람에게는 알코올이 말 그대로 생명수가 됐다. 그 대신 그만큼 알코올중독자도 많다.

 위스키 또한 물이 술맛을 결정한다. 위스키 이름 중에 '글렌'(glen)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 것이 많다. 글렌은 골짜기라는 뜻으로, 위스키 이름에 있는 글렌은 위스키 물을 만드는 골짜기의 이름을 말한다. 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몰트위스키는 보리를 원료로 만드는 위스키고, 버번위스키는 옥수수로 만드는 위스키다. 스카치위스키는 몰트를 발효해서 증류하는데, 토탄(peat)이라는 석탄의 한 종류를 태워서 증류한다.

 우리나라에서 옛날식 소주를 증류할 때는 장작을 때서 소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소주에서는 재 냄새가 나곤 했다.

 그럼 토탄을 태워서 증류한 위스키에는 토탄 냄새가 날까? 그렇다, 스카치위스키에서는 토탄 냄새가 난다.

 프랑스에서 나오는 브랜디라는 술도 있는데, 이건 과일즙이나 포도주를 증류해서 만드는 술이다. 코냑 지방에서 나는 술은 코냑으로, 알마냑 지방에서 나는 술은 알마냑으로 불린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술을 일반적으로 '오드비'(eau de vie)라고 부르는데, 직역하면 바로 생명수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술이라는 건 역사적으로 보면 알코올중독자를 만드는 해로운 점도 있었지만, 많은 생명을 구한 생명수이기도 했다는 거다.

 또 칵테일이라는 술이 있다. 칵테일은 싼 술을 근사하게, 맛있게 마시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좋은 술은 절대로 칵테일의 베이스로 쓰지 않는다. 진이나 보드카, 럼 같은 싼 술을 맛도 좋고 보기도 좋게 해서 마시는 술이다. 우리나라 폭탄주도 이것과 비슷하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

메디칼산업

더보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투지바이오와 장기지속 비만치료제 개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이 지투지바이오와 미세구체(microsphere)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장기 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license-in)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갖고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에피스넥스랩은 장기 약효 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투지바이오는 이후 신약 후보물질을 포함한 3종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 보유 조건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 및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사장은 "이번 계약은 환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