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식탁의 그림자 '먹방'…"우울증 불씨 될 수도"

국립암센터, 성인 1천210명 분석…"주 3회 이상 먹방 시청하면 우울증 위험 3배"

  '혼밥'의 시대에 화면 속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북이 쌓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먹방'(먹는 방송)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일상적 위안이 때로는 깊은 정서적 고립을 부추기고 우울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먹방은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구성된 방송으로 정의됐다. 요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방송은 먹방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지난 1년간 먹방 시청 빈도에 따라 '시청 안 함', '주 1∼2회 시청', '주 3회 이상 시청'으로 나눠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우울증 선별에는 총 9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을 통해 10점 이상을 우울증으로 정의하는 '심리평가 척도'(PHQ-9)가 이용됐다.

 이 결과 그룹별 우울증 유병률은 주 3회 이상 시청 34.0%, 주 1∼2회 시청 21.8%로, 전체 연구 대상자의 평균 우울증 유병률 18.4%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먹방을 전혀 시청하지 않는 그룹의 우울증 유병률(15.0%)에 견줘 주 3회 이상 시청이 2.8배, 주 1∼2회 시청이 1.9배 각각 높은 수치다.

 먹방 시청 빈도가 높을수록 우울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먹방을 주 3회 이상 시청하는 사람에게 중등도(중간 단계)와 중증의 우울증이 생길 위험이 각각 2.95배, 2.86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먹방 시청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은 여성보다 남성, 젊은층(20∼40세)보다 중장년층(40∼64세)에서 더 높았다.

 여성의 경우는 주 1회 이상 과식하거나 폭식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 먹방 시청 빈도가 높을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지는 뚜렷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먹방 시청이 겉보기엔 혼자 밥을 먹는 이들에게 일종의 '가상 동반자'를 제공함으로써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결여된 채 일방적 관찰자에 머무르게 됨으로써 오히려 심리적 고립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울 상태의 사람일수록 먹방처럼 감각적 자극이 강한 콘텐츠에 더 쉽게 끌리게 됨으로써 문제 해결이 아닌 회피로 작용해 감정 조절 실패와 미디어 과의존의 악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최윤주 박사는 "먹방을 자주 보는 사람들은 식사 행동이 왜곡되면서 과식과 폭식을 따라 하게 되고 결국 우울증도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먹방 시청이 단순한 시각 자극을 넘어 자기 비하와 몸의 이미지 왜곡, 식사 후 죄책감 등 복합적 심리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먹방 시청이 잦아지면 단순한 미디어 소비가 아니라 정서적 고립과 식이장애, 정신건강 이상 등의 경고 신호일 수도 있는 만큼 최근의 식사 패턴 변화 등을 짚어봐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잦은 먹방 시청의 가장 큰 취약점은 그 자연스러움에 따른 모방의 유혹"이라며 "하지만 이들 방송은 자극적인 음식 섭취나 과식이 암묵적으로 즐거워질 수 있다는 잘못된 암시를 줌으로써 정신건강을 해치고 비만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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