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잠이 중요하죠"

리클라이너 영화관서 낮잠·수면 카페서 휴식
"수면을 경시하는 사회문화에 경각심 가져야"

 지난 2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강남점.

 2개관 110석이 매진됐다.

 그러나 스크린에서는 아무것도 상영되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은 숙면을 취했다.

 메가박스 강남점은 17∼21일 점심 2시간 동안 영화관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메가쉼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점 전관에 리클라이너 좌석을 도입하며 재단장을 앞두고 추진한 이벤트다. 요금은 1천원.

 이들은 이리저리 버튼을 눌러가며 자신에게 맞는 리클라이너 기울기를 찾았다.

 입고 왔던 외투를 벗어 담요처럼 덮거나, 가방에서 이어폰 혹은 안대를 꺼내 본격적인 취침을 준비했다.

 곧이어 영화관 내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조용한 명상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깊은 숙면으로 인해 추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주의하는 안내 문구가 떴다.

 옆 사람 얼굴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조도, 차분한 음악, 편안한 의자까지 더해져 절로 하품이 나왔다.

 리클라이너 의자가 적당히 넓어 체구가 작은 여성들은 옆으로 눕는 등 자유롭게 몸을 뒤척일 수 있었다.

 초반에는 속닥속닥 옆 사람과 얘기하는 소리가 났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용객 대부분이 잠들어 영화관 내부가 조용해졌다.

 이용 시간 종료 후 영화관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 보였다.

 직장이 학동에 위치한다는 장모(25) 씨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리클라이너를 이용해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며 "처음에는 '잘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해서 40분 넘게 꿀잠을 잤다"고 했다.

 점심식사를 못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장씨는 "밥보다 잠이 중요하죠"라며 웃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37) 씨는 이틀째 이곳 영화관을 찾아 낮잠을 청했다고 한다.

 이씨는 "2년 전 수면 카페를 이용하며 낮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점심에 잠을 자고 나니 확실히 환기되고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인근 영어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만날 수 있었다.

 취업준비생 김모(24) 씨는 "수업을 듣고 딱히 쉴 곳이 없어서 찾아왔다"며 "최근에 밤마다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니 한결 몸과 정신이 개운하다"며 말했다.

수면카페

 최근 만성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 학생들을 위한 수면·휴식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수면 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내부가 침구류 및 안마의자로 꾸며졌다.

 각 이용자는 암막커튼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각자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할 수 있다.

 각 커튼 사이로는 싱글사이즈의 침대와 베개, 이불, 무드등, 귀마개 등이 마련돼있어 마치 자취방을 옮겨놓은 듯 했다.

 강남에 있는 또 다른 안마의자 카페에는 최신형 무중력 안마의자와 함께 OTT를 시청할 수 있는 커다란 빔프로젝터가 비치돼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탄 것과 같이 담요, 실내 슬리퍼, 안대, 가글, 물티슈 등 다양한 편의 용품도 준비돼있었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미팅과 미팅 사이 빈 시간, 야근 중 휴식 시간 등을 이용해 수면·안마의자 카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료는 수면 카페가 한시간에 7천~8천원, 안마의자 카페는 1만원대 정도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li***'는 "하루 종일 너무 피곤해 잠깐 잘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수면 카페를 발견했다. 생각지 못한 곳인데 40분 동안 꿀잠을 잤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 'sh***'도 "강남역에 볼일이 2개였는데 중간에 시간이 많이 비어서 수면 카페를 찾았다"고 썼다.안마의자 카페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8시간 27분)보다 18% 부족했다.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인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많은 이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낮잠 및 휴식 공간을 찾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다만 낮잠을 지나치게 길게 자는 것은 오히려 야간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20∼30분 내로 제한해 균형 잡힌 수면 사이클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새벽까지 학원에 보내고, 직장인들이 커피를 달고 사는 모습을 통해 한국이 기본적으로 잠을 '줄여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수면을 경시하는 사회 문화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

메디칼산업

더보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투지바이오와 장기지속 비만치료제 개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이 지투지바이오와 미세구체(microsphere)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장기 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license-in)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갖고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에피스넥스랩은 장기 약효 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투지바이오는 이후 신약 후보물질을 포함한 3종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 보유 조건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 및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사장은 "이번 계약은 환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