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대체 로봇 '휴머노이드' 상용화 원년"…통신업계도 로보틱스에 '한 발 더'

글로벌 고령화·리쇼어링 등 저임금 대체수요에 커지는 로봇시장
통신 등 국내 ICT 업계·연구기관, 휴머노이드 시대 전략 마련 분주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미국, 중국 등 선도국가와 기술적 격차를 가진 국내 업계는 미·중 로봇 산업계를 중심으로 짜일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내 업계는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 로봇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 외에도 로봇 산업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면서 통신업계와 같은 비전통적 로봇 산업군까지 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 "산업현장·가정에 휴머노이드 온다…韓전략은 미·중 공급망 참여로"

 엔비디아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하며 화두를 던진 이후 오픈 AI는 로봇공학팀을 부활시키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재 영입에 착수한 바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투자한 사례가 알려지지 않던 구글도 로봇 개발 스타트업 앱트로닉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휴머노이드를 생산라인에 시범 투입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아마존, DHL 등 물류 업계에서 도입 시도도 활발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해 제조·물류 분야를 시작으로 올해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이 확산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 활용에 가속이 붙는 데는 글로벌 전반의 고령화 추세,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생산시설의 본국 회귀(리쇼어링) 강화,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등 상황이 모두 인력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산업용에서 가정용으로,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로봇 수요도 높아지는 중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증권은 "휴머노이드가 현재는 산업 현장 중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정용 시장에서 더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단순 가사 업무를 넘어 육아·돌봄 서비스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조사 업체 데이터브릿지마켓은 휴머노이드로 로봇 시장이 2023년 17억3천만 달러(약 2조5천억원)에서 2031년 232억 달러(약 33조5천억원)로 연평균 38.3% 급속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최근 펴낸 이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산업 확장이 국내 부품·소재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 기회를 넓힐 전망이다.

 배터리·모터·센서 등 핵심 부품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으로 확장하고,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평가원은 "AI 기업들의 로봇 사업 진출과 현대·삼성 등 제조 기업의 기술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양측의 강점을 결합한 시너지로 국내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 휴대전화 제조사·통신업계도 로보틱스 진출 활발

 통신 서비스 제공자에서 AI 전환 사업으로 적극적인 역할 변신 중인 국내 통신업계에서도 로보틱스 분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 통신 기기 제조사들이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AI 구동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를 휴대전화에 구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보틱스 사업을 키우려는 것처럼 통신업계도 로봇 산업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접은 애플이 탁상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가정용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대만 TF 인터내셔널 증권 분석가 궈밍치는 공급망 소스를 인용해 애플의 로봇 양산까지는 향후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연초 미래로봇추진단을 꾸린다는 소식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늘려 최대 주주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통신업계도 로봇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가 회장인 통신업계 단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지난 13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국내 주요 디지털 기업, ICT 유관기관, 학계 전문가 및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을 열어 AI 로봇 기술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협회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는 삼성전자, SK, LG전자, 네이버 등 대기업과 로보틱스 전문기업이 휴머노이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로봇 기업 인티그리트의 허석영 상무는 포럼에서 "퓨리오사AI, 딥엑스와 같은 AI 반도체 기업과 협력해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글로벌 AI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물류, 안전 관리, 소상공인 서비스 등에서 로봇 사업을 시작한 국내 통신업계는 산업 현장과 실생활에서 로봇 활용도를 넓히는 쪽으로 사업화를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물을 인식하는 비전 AI 기술을 협동 로봇, 산업용 로봇, 무인 지게차 등에 접목해  기존에 로봇을 도입하기 어려웠던 제조·물류 현장에 로봇 설루션을 확산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 비전 AI를 '눈'으로 가진 디팔레타이징 로봇이 팔레트 위 박스를 상·하차하는 설루션이나 무인 지게차 설루션 등이 그 예다.

 KT는 서빙 로봇을 중심으로 업계 최다 수준의 로봇을 국내 시장에 보급한 것에서 나아가 로봇, CCTV 설루션 기가아이즈, AI 전화 등을 통합한 소상공인 사업 혁신 플랫폼을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또 기존 서빙 로봇에서 발전된 로봇 라인업 보강을 계획 중이다.

 LG유플러스는 'U+서빙로봇', 'U+안내로봇', 'U+실내배송로봇' 등 세 종류의 로봇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향후 로보틱스 산업 전개에 따라 사업 확대 또는 효율화를 검토할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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