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세대 지나면 인구 90% 증발"…신간 '최후의 인구론'

"육아에 지친 동료의 아이가 미래 우리의 연금 지원"…의식 변화 촉구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임기(15∼49세) 여성 1명이 해당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2023년에 0.72로 집계됐다.

 영국 인구통계학자인 폴 몰런드는 신간 '최후의 인구론'(미래의창)에서 한국에서 현재의 출산율이 이어진다면 각 세대의 인구가 이전 세대보다 40% 줄어들 것이며 3세대만 지나면 인구의 거의 90%가 증발할 것이라고 경고하고서 닥쳐올 위기를 설명한다.

 인구 감소는 합계출산율이 OECD 최악인 한국만 직면한 문제는 아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에 1.20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신뢰할만한 추정치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는 21세기 말까지 40%가 줄어들 수 있다고 책은 전한다.

 일본 인구는 작년 7월 기준 약 1억2천398만명이었는데 7천439만명 정도로 쪼그라든다는 의미다.

 중국은 폭증하는 인구를 억제하려고 한때 무자비한 산아제한 정책을 펴기도 했지만,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책은 내다본다.

 인구가 안정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명을 약간 웃돌아야 한다. 과거에는 더 높은 수준이어야 했다.

 출생아의 3분의 1이 한 살이 되기 전에 사망했고, 성인들도 가임기가 끝나기 전에 3분의 2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영아 사망률이 낮아지고 50세 이전에 목숨을 잃는 이들이 감소하면서 산술적으로 따지면 여성 1명이 2명 남짓을 낳으면 장기적인 인구 균형이 유지된다고 한다.

 저출생과 기대 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여러 문제가 생긴다. 생산 가능 인구가 부양해야 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양인구비([15세 미만 인구+65세 이상 인구]÷15∼64세 인구×100)가 증가한다.

 이는 사회보장 제도를 유지하도록 재정적 기여를 하는 이들은 줄어들고 수혜자는 늘어나는 상황이라서 의료, 교육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버거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경제는 활력을 상실한다. 일본의 경우 매년 6만8천명이 홀로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2040년이면 1천100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저출생의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이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보육 지원이라고 책은 조언한다. 노르웨이의 여러 지역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보육 서비스가 전혀 없는 지역은 출산율이 1.51명이었지만 보육 서비스 보급률이 60% 이상인 지역에서는 2.18명까지 상승했다.

 캐나다 퀘벡주는 풍부한 보육센터와 가족 친화적인 정책으로 21세기 초 출산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책은 전한다.

 과거에는 경제가 성장하고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근래에는 선진국의 고소득·고학력 여성들 사이에서 이런 상관관계가 무너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에서 2008∼2014년 실시한 연구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이 더 많은 자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남성에게서도 같은 성향이 관찰됐다.

 이밖에 헝가리 정부가 시도한 것처럼 젊은 부부를 대상으로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출산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책에 소개된다.

 그렇지만 책은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낙태를 금지하는 등의 강제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1960∼1970년대 루마니아에서 피임·낙태를 금지한 후 나타난 출산율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고 지적한다.

 출생률은 정책적 개입만으로 끌어올릴 수 없으며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문화혁명 수준의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책은 강조한다.

 임신부에게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에서부터 '어린아이가 있는 세입자'를 사양하는 집주인이 되지 않는 것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우울한 반출생주의의 물결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동료가 육아로 힘들어할 때 할 일이 늘어난다고 불평하는 대신 손을 내밀어 도와 줄 수 있다. 그 아이가 우리의 연금을 지원할 것이고 우리가 늙었을 때 우리를 돌봐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중략) 아이를 갖지 않거나 갖지 못하는 사람들도 좋은 친구, 이웃, 가족이 되어 자녀 양육과 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의 삶을 조금 덜 힘들게 만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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