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주운전 처벌은 관대한 편이다?

법률 형량 낮지 않지만…판결은 집유·벌금형 다수
"음주운전 방지 장치·음주 차량 몰수 등 확대해야"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신년회 등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운전자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음주운전이 해마다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은 13만여건 적발됐다.   이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59명과 2만628명으로 집계됐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최근 5년간 꾸준히 40%를 웃돌았다.

 "음주운전은 살인과 다를 바 없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데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과연 우리나라는 음주운전 처벌이 약한 편일까? 해외의 음주운전 처벌 실태와 비교해봤다.

 도로교통법 제44조는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술에 취한 상태'로 본다.

 평균적인 성인이 대략 소주 1잔 또는 맥주 1캔을 마신 정도다.

  0.03% 이상 0.08% 미만 음주 운전자는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벌점 100점도 부과된다.

 0.08% 이상 0.2% 미만은 운전면허 취소 처분과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이는 음주운전 행위 자체만을 처벌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별도의 규정을 따른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으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 내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최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처분은 동종 전과 여부, 자수 및 반성 여부, 음주 운전자의 내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감형돼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있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음주운전 면허 정지 수준 시 기본 징역 8개월에서 벌금 200만∼400만원, 감경 시 벌금 100만∼300만원, 가중 시 징역 6∼10개월 또는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하도록 권고한다.

 만취 상태인 0.2% 이상도 기본 1년 6개월∼3년이나 벌금 1천만∼1천700만원, 감경 시 1년∼2년이나 벌금 700만∼1천200만원, 가중 시 2년 6개월∼4년으로 설정돼있다.

 법원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2만5천119명 중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전체의 55.9%(1만4천54명)로 가장 많았고, 벌금형은 25.3%(6천348명), 실형은 15.2%(3천812명)뿐이었다.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이 받은 형량은 1년 미만이 전체의 31.3%(1천193명), 3년 미만이 66%(2천515명)로 중형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실무적으로 초범이고 대인 피해가 없으면 1∼2회는 약식기소, 이후에는 집행유예 또는 실형 선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주요국 대비 음주운전 형량 낮지 않아

 음주운전 적발 및 처벌 규정은 나라별로 다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8년 발표한 '음주운전 처벌에 관한 국제 비교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등은 음주운전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0%로 설정해 한 방울의 술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영국과 미국 대부분의 주는 한국의 면허 취소 수치인 0.08% 이상부터 음주운전으로 본다.

 프랑스는 초범의 경우 0.05% 이상 0.079% 미만까지 최대 벌금 135유로(한화 20만원), 0.08% 이상은 최대 4천500유로(678만원)의 벌금 또는 징역 2년을 선고한다. 재범은 최대 9천유로(1천357만원)의 벌금이나 징역 4년이 선고될 수 있다.

 미국 뉴욕주는 0.18% 이상의 경우 최대 2천500달러(357만원)의 벌금형 또는 최대 1년의 구금에 처한다. 10년 이내에 0.08% 이상 수치로 2회 이상 적발되면 중범죄자로 다뤄 신상 및 주소 공개, 투표권 박탈, 비자 발급 불가 등 조처를 한다.

 독일은 0.05 이상 0.11% 미만은 징역형 없이 최대 500유로(7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재범은 1천500유로(226만원)의 벌금이나 징역을 선고한다.

 호주는 초범의 경우 3천300호주달러(301만원) 이하 벌금 또는 1년 2개월 이하 징역을, 재범은 5천500호주달러(502만원) 이하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을 내린다.

 만약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미국 워싱턴주는 최대 무기, 뉴욕주는 최대 25년까지 징역형이 가능하다. 영국은 최고 14년까지,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7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

 국가별로 음주운전 기준과 위반자에 대한 규제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법정 최대형량을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처벌이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이한 처벌을 하는 국가도 있다.

 태국은 음주운전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음주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영안실에서 시체를 옮기고 닦는 사회봉사 명령을 내린다.

 ◇ '술타기' 등 파생 범죄도…"엄벌·음주운전 방지 장치 확대해야"

 음주운전은 다양한 범죄로도 연결돼 수사기관에 혼선을 주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단속 현장을 벗어나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 타기'가 있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호중씨가 이런 수법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피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는 음주 측정 방해자를 음주 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음주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를 동승자나 지인으로 바꿔 신고하는 '바꿔치기'도 만연하다.

 이는 범인도피교사죄와 범인도피죄로 두 명 모두 처벌될 수 있다.

 음주운전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음주 운전자를 엄벌에 처하고 상습범은 운전을 금지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부장검사는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높은 만큼 법원이 법정형에서도 높은 형량을 선택해 엄벌해야 하고, 음주 차량도 보다 적극적으로 몰수해 범죄 수단을 제거해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음주운전 관련 형량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처벌만을 강화한다고 해서 상습성이 높은 음주운전을 근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면허정지와 취소처분을 병행하거나 할증을 강화, 또는 알코올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해 원천적으로 음주 운전을 차단하고자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올해 10월부터 음주운전 재범자의 자동차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하도록 한 제도를 모두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기 전 호흡을 검사해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만 시동이 걸리는 장치로, 미국·캐나다·호주 등 해외에서는 예전부터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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