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노인만 많은 창녕…생활인구로 활력 모색

유네스코 3관왕·온천·스포츠 인프라로 생활인구 유입해 소멸위기 극복 도전
늘어난 생활인구→정착인구로 전환 도모…정주 여건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

 경남 중동부권역에 속한 창녕군은 한때 인구 15만명을 웃도는 활력 넘치는 농촌지역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인해 현재는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들어 인구소멸위험 고위험군에 진입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창녕에는 지역 대표 농산물인 '양파와 마늘' 그리고 '노인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군은 생활인구가 유입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고, 지역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 58년간 인구 10만명 감소…인구 37%는 65세 이상 노인

 "옛날에는 거리에 사람이 북적북적했지. 지금은 (사람이) 아예 없어. 젊은 사람 보는 것은 드문 일이고, 거리에는 온통 나이 많은 사람뿐이야."

 최근 창녕군 창녕읍 종로거리에서 만난 김정태(84) 씨는 인구가 줄어든 창녕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60년 넘게 창녕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타지역으로 떠날 사람은 떠났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고, 죽는 사람밖에 없어 우리 지역이 이렇게 텅텅 비어간다"며 한숨을 쉬었다.

 창녕군청, 창녕경찰서, 창녕읍 행정복지센터 등 지역 주요 행정기관이 반경 1㎞ 내에 있어 지역 내 번화가로 통하는 종로거리는 점심시간임에도 대체로 한산했다.

 창녕군 면적이 대전시(539.78㎢)와 비슷한 532.67㎢인데 비해 인구밀도는 창녕이 ㎢당 105.90명에 불과해 2천667.62명의 대전과 20배 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로거리의 한산한 풍경이 피부로 와닿는다.

 통계청 인구총조사, 창녕군 통계 연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등을 살펴보면 1966년 창녕군 인구는 15만6천74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 9월 기준 인구는 5만6천246명으로 쪼그라들었다. 58년간 10만498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5만명 정도의 2개 군(郡) 단위 지자체 또는 10만명 수준의 소규모 시(市) 단위 지자체 인구가 사라진 셈이다.

 최근 5년간 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6만2천331명, 2020년 6만1천301명, 2021년 6만129명으로 줄어든 뒤 2022년에 6만명이 붕괴한 5만8천732명, 지난해에는 5만7천83명까지 감소했다.

 이 기간 인구 증가율은 -1.65%∼-2.92% 수준이다.

 창녕군은 현재 인구소멸지수 0.135로 인구소멸 고위험군에 진입했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2천156명이 고령 등으로 숨졌는데 같은 기간 출생자는 411명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인구 37%에 해당하는 2만2천191명은 65세 이상 노년층이어서 인구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유네스코 3관왕·온천·스포츠 인프라로 생활인구 늘린다

 2개 읍 12개 면으로 이뤄진 창녕군은 군 전역이 지난 7월 유네스코(UNESCO)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이라는 충돌할 수 있는 가치를 조화롭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유네스코가 지정한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당시 유네스코는 '화왕산 군립공원의 울창한 숲, 넓게 펼쳐진 우포늪, 멸종위기종인 따오기 복원사업 등 성공적인 생물다양성 보전의 증거'라고 창녕지역을 극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교동·송현동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고, 2015년에는 '영산쇠머리대기'가 유네스코 인류문화 무형유산에 등재돼 창녕군은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창녕은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은 천혜 자연자원과 함께 온천이 발달하고, 스포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창녕군은 '4계절 관광도시'를 표방하고, 이를 생활인구 유입책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인구 증가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풍부한 관광·스포츠 인프라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353만9천여명이 창녕 땅을 밟았다.

 낙동강변 유채꽃 축제와 우리나라 최고 온천 온도인 78도를 자랑하는 창녕 부곡온천지구, 축구장 7면 등을 갖춘 창녕스포츠파크 등을 찾는 방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처럼 창녕을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생활인구 유입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와 등록 외국인, 매월 1회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창녕군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생활인구는 25만1천713명, 2월은 30만2천976명, 3월은 30만5천518명으로 집계했다.

 군 관계자는 "생활인구 증감 추이를 정부 부처에서 하기 때문에 지역 내 체류자의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면서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생활인구 대부분은 관광객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 늘어난 생활인구를 정착인구로…정주 여건 개선은 과제

 관광·스포츠 인프라 등으로 지역 인구의 5∼6배에 달하는 생활인구가 창녕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러한 생활인구 중 일부라도 정착하도록 유도하려면 지역민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다.

 생활인구 유입만으로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추세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녕군이 2022년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생활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문화·대형마트·교육시설 등 주변 생활 여건에 대한 불편이 컸다.

 군청 주변에서 만난 한 50대 주민은 "감기 같은 가벼운 증상은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암 수술 등 큰 병은 여기서 치료할 수가 없어 인근 대도시로 가야 한다"며 "전자상거래 당일배송 서비스도 창녕에서는 대체로 어렵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실제 창녕에는 대형병원, 기차역, 대학교 등 지역을 지탱할만한 중심 시설이 없거나 부족하다.

 세계적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날드가 2021년 창녕 마늘을 주재료로 한 햄버거를 출시했는데, 정작 창녕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하나도 없어 창녕군민은 마늘 햄버거 맛을 보기 위해 대구, 밀양, 창원 등 35∼40㎞ 떨어진 곳을 찾아가야 했던 일은 서글픈 현실이다.

 이처럼 주민들 불편을 개선하지 않은 채 생활인구 유입에만 집중한다면 정작 정주 인구 5만명대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근 20년간 소멸한 마을은 없지만, 남지읍 한 마을은 11가구 2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돼 머지않아 지역소멸이 현실화할 우려에 직면했다.

 

 지역소멸의 대표적 현상인 폐가가 늘어나는 것도 창녕에서는 흔한 일상이다.

 창녕읍 한 마을에는 낡은 가전제품이 마당에 나와 있거나 나무와 풀로 출입구조차 뒤덮이는 폐가로 보이는 주택이 상당수였다.

 기자가 마을을 수십분간 둘러보는 동안 인기척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마을 소멸이 현실화하는 모습이 피부로 와닿았다.

 이에 창녕군은 생활인구 유입 외에도 지역 내 11개 산업단지 근무자를 현재 4천596명에서 더 확충하는 등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총력을 쏟는다.

 양파 시배지여서 양파(520㏊)와 마늘(3천485㏊) 재배농가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양파·마늘·노인만 많다는 자조 섞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생활인구 유입과 정착화, 주민들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창창한 창녕 건설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군민과 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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