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치즈과학고, '치즈 명장' 키운다…"실습 더 생생하게"

학교기업 통해 학생들에게 '제품 개발·상용화'까지 경험 제공

  "천천히, 너무 빨라요. 틀을 (커드를 담은 통) 바닥과 벽면까지 닿도록 해서 수직으로 천천히…."

 지난달 24일 전북 임실의 한국치즈과학고 유가공 실습실에선 2학년 학생 10여명이 체더치즈 제조 과정을 배우고 있었다.

 일회용 위생모와 하얀 실습복을 착용하고 장갑을 낀 학생들은 치즈의 원재료인 커드와 유청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지하게 배우고 있었다.

 이에 실습수업도 앞으로는 더욱 규모 있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한국치즈과학고는 올해부터 3년간 교육부로부터 35억원을 지원받아 실습 위주의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새 실습동을 개설하는 등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유가공 실습실과 조리 실습실 등을 리모델링하고, 고교 수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치즈 제조와 관련된 미생물·바이오 관련 실습동을 건설하는 것이 한국치즈과학고의 목표다.

 현장감 있는 실습수업으로 졸업 후에도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 더 나아가 식품 바이오 관련 인재까지 양성하겠다는 야심이다.

 한국치즈과학고는 전북도청, 임실군청 등 지방자치단체, 전북도교육청, 전북대·원광대 등 지역 대학,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등 지역 사회와 강력하게 연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치즈과학고는 지자체, 기업, 연구소와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치즈 제조와 유제품 개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실무 기회를 쌓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치즈 제조·개발의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운영 중인 '꿈트는 치즈N스쿨'이라는 학교 기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품 개발·상용화까지 경험도 제공할 계획이다.

 전북도와 임실군은 지역 정주율을 높이기 위해 지원 정책도 모색한다.

 임실군은 공공 임대주택을 건립해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제시한 상태다.

 전북도는 각종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생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전북 익산 소재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실습 지원과 교사 연수, 취업 연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12개의 기업지원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시제품·위탁생산이 가능한 파일럿플랜트 등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학생들의 실습 또한 가능하다.

 당장 이번 달 말 한국치즈과학고 학생들의 견학형 실습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 인구감소 위기, 반전 모색…학생들도 기대 커

 한국치즈과학고가 협약형 특성화고에 도전한 것은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어느 때보다 크게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소재한 임실군 인구는 2만5천956명으로, 불과 5년 전인 2018년(3만72명)보다 13.7% 줄었다.

 한국치즈과학고가 속한 광역지방자치단체인 전북의 인구는 같은 기간 183만6천832명에서 175만4천757명으로 4.5% 감소했다.

 이 학교의 학생 구성상 임실 출신이 20∼30%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전북이나 인근 지자체인데, 인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입생 모집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인구 감소세가 단시간에 반전하기는 어려운 만큼 앞으로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하게 되리란 건 불 보듯 뻔한 문제였다.

 김윤하 교장은 "학교 존폐가 학생 모집, 결국 인구에 달려 있는데, 전북 인구 역시 많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면 단위 학교가 '투자하지 않고, 특성화시키지 않으면' 학생 모집이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3학년 학생 36명 중 30명만 (전북 지역에) 남아도 협약형특성화고는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협약형특성화고로서 한국치즈과학고는 취업과 진학을 지도하더라도 가급적 임실 등 전북 지역에 졸업생들을 정주시키겠다는 목표다.

 현재 한국치즈과학고의 매년 졸업생 30명의 진로를 보면, 보통 군 조리병 10명, 진학 10명, 취업 10명 정도라고 한다.

 국방부 지정 군 특성화고로도 지정돼 있어 졸업생 중 3분의 1가량은 해병대가 있는 경북으로 전출된다.

 이러한 졸업생들은 군 복무가 끝나더라도 전북 지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어 정주율을 끌어올리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게 이 학교의 분석이다.

 지역 정주라는 큰 목표 때문에 내년부터는 군 조리병 진로까지 포기할 방침이다.

 협약형 특성화고 선정과 관련해 학생들도 기대감을 보인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서동욱 군은 "학교 발전이 기대되고, 학교 위상이 달라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2학년 이경민 군은 "시설 등이 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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