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담배 유해성 실험실서 찾아낸다…"니코틴 들어있으면 모두 담배"

질병관리청 '흡연폐해실험실', 담배성분·배출물·질병 위험도 등 분석
담배회사들, '담배같지 않은 디자인' 신종담배로 청소년·젊은층 공략
'합성니코틴 담배' 내놓으며 규제 피하기…'담배 아닌 척, 쿨한 척'

 충북 청주시 오송의 질병관리청에 설치된 흡연폐해실험실.

 8일 취재진에 공개된 이 실험실에서 연구진들은 첨단기기로 시판 중인 전자담배의 액상을 분석하는데 분주했다.

 연구진이 이런 분석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전자담배의 액상에 다양한 물질들이 유해성 검증 없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액상 제품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성분을 파악하고 어떤 위해성이 있는지 찾아내는 일은 담배 규제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지난 2015년 만들어진 이 실험실은 궐련형 일반담배는 물론 액상형 전자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의 유해성을 실험을 통해 찾는 역할을 한다. 연구 데이터는 관련 연구의 토대가 되며, 규제 정책을 모색하는 데 활용된다.

 실험실은 담배 속 위해성을 찾는 담배성분 분석실, 어떤 중금속 성분을 갖고 있는지 찾아내는 중금속 분석실, 흡연형태나 습성에 따라 세포 단위에서 어떤 유해성이 있고 질병발생 위험도는 얼마나 큰지를 알아내도록 세포실험을 하는 공간을 갖췄다.

 민선녀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과장은 "담배에 대해 규제를 하려면 노출됐을 때 사람에게 어떤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인 근거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흡연폐해실험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한 실험실로 이런 기본적인 데이터를 산출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비흡연자와 금연자, 흡연자의 소변 검체를 이용해 담배 유래 유해물질의 인체 내 농도와 질병발생 위험도를 측정하는 바이오마커 시험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 디옥시리보핵산(DNA), 리보핵산(R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시험 결과 비흡연자의 담배 유래 유해물질의 농도는 검사의 기준이 되는 표준물질의 최저 농도(5ng/㎖)보다 낮았다.

 비흡연자에게서 니코틴은 0ng/㎖, 노르니코틴은 0.07ng/㎖, 코티닌은 0.06ng/㎖ 검출됐는데, 흡연자(2일에 2갑 흡연)의 경우 니코틴이 2만2천771.05ng/㎖, 노르니코틴이 131.21ng/㎖, 코티닌이 4천743.10ng/㎖이나 각각 검출됐고 폐암, 심뇌혈관 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자(20년 흡연 후 12년째 금연)는 담배 유래 유해물질의 농도는 비흠연자와 비슷하게 낮았지만, 재흡연 시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실험실이 최근 들어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전자담배로도 불리는 신종 담배의 유해성이다.

 전자담배 중에서도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과 희석제(PG·VG 등), 첨가물 등이 섞인 액상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방식이다.

 담배회사들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기존 담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는 방식으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이들에게 어필할만한 향을 더해 기존의 담배가 갖는 칙칙한 느낌 없이 담배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자담배이지만 레온사인이 들어오는 것처럼 화려한 디자인이나 날씬한 립스틱, 명품 향수 같은 외형으로 소유하고 싶게 만드는 식이다.

 담배가 '클럽 인싸템'이나 개성을 분출할 도구가 되게 해 담배의 유해성을 잊게 하고 담배 소비자들을 늘리겠다는 속셈이다.

 겉보기에 담배 같지 않은 까닭에 부모들은 청소년 자녀들의 금연 지도를 하기 어렵다. 시중에는 시계 형태나 곰 인형 모양의 전자담배까지 판매되고 있다.

 임민경 인하대(의대) 교수는 "담배회사들이 신종담배에 대해 흉하고 건강에 해롭다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전자담배가 새로운 세대에 매력적이고 트렌디한 패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이에 대비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담배 회사는 담배사업법이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담배로 인정하고 있는 맹점을 이용해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이 들어간 담배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은 국내에서만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 교수는 "담배회사들이 새로 나오는 담배 제품은 건강에 덜 해롭고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내보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실험이나 통계로 입증이 됐다"며 "니코틴이 들어가면 모두 담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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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개편 임박…업계 "일괄 인하는 생태계 훼손" 반발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제약바이오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 시행된 의약품 약가 일괄 인하 정책의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 산업의 위상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규제 방식이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모든 기업 일괄 적용 논란…"10여년간 산업 변화 반영 부족" 22일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국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등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개편안에는 연구개발(R&D) 등 혁신 선도 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등 정책적 배려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제약기업에 대해 일률적으로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 때문 에 옥석을 가리지 않는 일률적 약가 규제에 따른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국내 제약산업 역량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일괄 약가인하가 단행된 2012년에 머물러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보인다. 2012년 한국 제약산업은 대부분 내수 중심, 제네릭 위주의 시장 구조였고 글로벌 신약 개발이나 대규모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