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대기자 5만명 넘었는데…뇌사장기기증 매년 400명대

뇌사기증률 7.88로 3년간 하락…스페인 46.03, 미국은 44.50
"캠페인·교육 등으로 장기기증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 끌어내야"

 국내 장기 등(고형장기·조혈모·안구 등) 이식 대기자가 꾸준히 늘어 5만 명을 넘어섰지만, 뇌사자  장기 기증은 최근 5년간 연 400명대에 머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뇌사자 장기 기증이 여러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장기 등 이식 대기자는 5만70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천명가량 늘었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처음 4만 명을 넘은 2019년(4만253명) 이후 2020년 4만3천182명, 2021년 4만5천843명, 지난해 4만9천765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 중 친족 간 이식이 대부분인 '생존 시 이식'을 제외한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최근 5년간 연간 400건대에 머물러 이식 수요에 비해 기증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올해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26일 기준 누적 438건이다.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는 2018년 449건, 2019년 450건, 2020년 478건, 2021년 442건, 지난해 405건으로 최근 5년 동안 한번도 연간 500건을 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기증이 활성화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뇌사 기증률이 매우 낮다.

 복지부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기증자 수 비율인 뇌사기증률(PMP)은 한국이 지난해 7.88로, 스페인(46.03)이나 미국(44.50), 영국(21.08) 등보다 훨씬 낮았다.

 기증률은 2020년 9.22, 2021년 8.56, 지난해 7.88로 3년간 계속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장기 코디네이터들의 활동이 어려웠음을 감안해도 같은 기간 기증률이 오히려 높아진 스페인, 미국, 영국 등과 대조된다.

 이식 대기자는 느는데 기증자는 부족한 상황으로 인해 장기이식을 대기하다가 사망한 사람들도 계속 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도별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2019년 2천144명, 2020년 2천193명, 2021년 2천482명, 지난해 2천918명으로, 매년 2천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의 뇌사 기증률이 낮은 주된 이유로는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장기기증에 대한 거부감과 인식 부족이 꼽힌다.

 이에 일부 국가처럼 생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뇌사자는 기증에 잠정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추정해 사후 장기 이식을 가능하게 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관계자들은 기증에 대한 거부감이 해결되지 않으면 강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김명수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뇌사장기기증은 보편적인 문화는 아니다"며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어떤 제도를 도입한다고 기증률이 금방 높아지지는 않을 것 이고, 뇌사와 장기기증에 대한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충분히 뇌사상태와 기증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관계자는 "문화 차이 등으로 나라별로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과 호응도가 다른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캠페인 등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필요성을 알리고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관련 제도 도입도 공론화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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