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막는 폐 특유의 면역계, 작동 원리 알아냈다

폐 조직 상피세포가 MHC-Ⅱ 이용해 '상주 기억 T세포' 제어
미국 보스턴의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폐의 면역계는 각종 폐 질환을 퇴치하는 데 꼭 필요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물론이고 폐렴, 폐암, 천식 등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폐 면역은 전신 면역(systemic immunity)과 다르며, 폐 면역의 생성과 조절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선 밝혀진 게 별로 없다.

 보통 생물의학 연구의 초점은 전신 면역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베일에 싸였던 폐 면역계의 작동 메커니즘을 미국 보스턴의대(BUSM)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전체적으로 폐 면역을 조직하는 건 폐 조직의 상피세포였다.

 이 과정에서 MHC-Ⅱ(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Ⅱ형)가 폐 안에 상주하는 기억 T세포(TRM)의 위치와 기능을 제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MHC는 관련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군을 말하며, 인간은 누구나 서로 다른 MHC 대립형질을 갖고 있다.

 MHC 단백질은 크게 Ⅰ형과 Ⅱ형 두 가지로 나누는데, T세포는 모든 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MHC-Ⅰ형 단백질을 보고 자기 세포인지, 침입 세포인지를 식별한다.

 MHC-Ⅱ형 단백질은 B세포, 대식세포 등 특정 면역세포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대식세포는 침입 항원을 삼켜 없앤 뒤 남은 찌꺼기를 MHC-Ⅱ형 단백질로 보여주며, B세포나 헬퍼 T세포(helper T cell)는 이를 보고 침입 항원을 식별한다.

 조지프 미즈거드(Joseph Mizgerd) 의학 미생물학 생화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미즈거드 교수는 "일반적으로 폐의 상피세포는 호흡 기능을 지지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MHC-Ⅱ는 면역세포와 면역세포를 중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면서 "폐 상피세포의 MHC-Ⅱ가 TRM 세포의 위치와 역할을 지시한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동물 모델의 폐 상피세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실험한 모든 유형의 세포에 MHC-Ⅱ 단백질이 나타나고, 감염이 생기면 그 발현도가 높아진다는 걸 확인했다.

 지금까지 MHC-Ⅱ는 CD4(세포 표면 항원 무리 4) 양성 T세포의 학습에 관여한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CD4는 헬퍼 T세포, 대식세포, 단핵구, 수지상세포 등과 같은 면역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당단백질을 말한다.

 그런데 배양 세포에 실험해 보니, 폐 상피세포는 MHC-Ⅱ를 이용해 T세포에 어떤 행동을 할지 지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에 미리 반응하는 것이었다.

 폐 상피세포에서 MHC-Ⅱ의 발현을 차단하면 폐에 나타나야 할 CD4 양성 T세포의 수와 유형, 위치 등에 교란이 생겼다.

 하지만 혈액에선 이런 T세포 교란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특정 폐 세포, 즉 폐 상피세포가 폐의 전체 면역 작용을 지휘한다는 걸 시사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아누쿨 쉐노이 박사후연구원은 "폐 상피세포는 CD4 양성 TRM 세포의 적절한 위치와 감염 퇴치 등을 지시하는 일종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발견은 여러 가지 폐 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폐에 상주하는 기억 T세포는 폐렴 차단 외에도 암을 퇴치하고 천식을 촉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선 부수적으로 몇 가지 의미 있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첫째는 폐의 다른 면역 관련 분자들이 MHC-Ⅱ에 의존해 상피세포 표면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이들 분자는 세포 표면에서 다른 세포들과 상호작용해야 면역계의 지시를 이행할 수 있다.

 둘째는 폐 상피세포에서 MHC-Ⅱ가 결핍되면 폐 면역계에 변화가 생겨 일명 '면역 관문 억제 치료(checkpoint inhibitor therapies)'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는 MHC-Ⅱ에 의존해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는 분자 가운데 하나가 이 면역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즈거드 교수는 "면역 관문 치료의 부작용이, 폐 상피세포의 면역세포 유도가 억제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걸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폐 상피세포의 이런 면역 조절 능력은 당연히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암이나 폐렴 환자는 TRM 세포의 방어 기능을 가동하고, 천식 환자는 필요한 만큼 중지하는 방식 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