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전이암 위험, 왜 암 유형에 따라 크게 다를까

'전이암 씨앗' CTCs 생성 속도, 1천600 배 이상 차이
소세포 폐암 시간당 10만 개 vs 췌장암·비 소세포 폐암 60개
MIT 연구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치명적인 전이암은 원발 암(primary tumor)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다른 기관으로 옮겨가 생기는 것이다.

 전이암의 씨앗이 되는 이런 암세포를 '순환 종양 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줄여서 CTCs라고 한다.

 미국 MIT(매사추세츠 공대) 과학자들이 암 유형별로 CTCs 생성 속도(비율)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또 암의 유형에 따라 CTCs의 생성률과 반감기(혈액 내 생존 기간)가 크게 다르다는 걸 밝혀냈다.

 MIT의 스콧 마날리스(Scott Manalis) 생물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8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마날리스 교수는 MIT 제휴 기관인 '코흐 통합 암 연구소'(Koch Institute for Integrative Cancer Research)의 일원(一員)이다.

 암 환자의 혈액에서 CTCs를 찾기는 극히 힘들다.

 CTCs는 혈액 1㎖에 적게는 1개, 많게는 10개가량 존재한다.

 마날리스 교수팀이 실험 모델로 선정한 생쥐는 혈액의 양이 적어 CTCs를 찾기가 훨씬 더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혈액 교환 계측 시스템을 이용해 전이암에 관한 주요 의문점들을 풀어냈다.

 CTCs가 얼마나 빨리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오는지, 그렇게 이탈한 CTCs가 순환 혈액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지, 살아남은 CTCs가 어느 정도나 전이암으로 뿌리를 내리는지 등이다.

 이 시스템은 종양이 생긴 생쥐의 혈액을 건강한 생쥐한테 수혈하면서 동시에 건강한 생쥐의 혈액을 별도의 튜브로 암에 걸린 생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양쪽 생쥐의 혈중 CTCs를 각각 탐지해 제거하는 2개의 세포 계수기(cell-counters)도 갖춰져 있다.

 이 시스템을 쓰면 암에 걸린 생쥐의 체내에서 CTCs가 생성되는 속도와 반감기를 1시간 안에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췌장암, 소세포 폐암, 비(非) 소세포 폐암 등 3개 유형을 실험했다.

 CTCs의 반감기는 암 유형에 따라 대략 40초에서 250초의 범위 안에 있었다.

 지만 암 유형별 CTCs 생성률은 높은 편차를 보였다.

 공격적으로 전이하는 소세포 폐암의 경우 시간당 10만여 개의 CTCs가 이탈했지만, 비 소세포 폐암과 췌장암은 약 60개에 불과했다.

 배양 세포주의 종양 세포를 생쥐의 혈액에 주입한 이전의 실험에선 반감기가 수 초에 그쳤다.

 그런데 암에 걸린 생쥐의 몸 안에서 생성된 CTCs는 이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게 이번에 확인됐다.

 건강한 생쥐도 암에 걸린 생쥐의 CTCs를 수천 개만 받으면 전이암이 생겼다.

 주목할 부분은, 진짜 암에 걸린 생쥐나 CTCs를 받은 생쥐나 전이암이 생기는 위치가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세포 폐암이 생긴 생쥐와 이 생쥐의 CTCs를 받은 건강한 생쥐는 똑같이 간(肝)에 전이암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새 시스템을 이용해 기존 약물로 CTCs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한 연구원은 "이 시스템을 쓰면 실시간으로 CTCs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라면서 "어떤 약물 치료를 하고 나서 CTCs의 반감기와 생성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혈병 등 다른 유형의 암 연구와 호중구, 자연살해세포(NK세포) 같은 면역세포의 순환 역학 연구에도 이 시스템을 활용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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