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폐 망가뜨리는 메커니즘 밝혀내

염증·허파꽈리 파괴·섬유증 '3대 손상' 메커니즘 규명
대식세포, 인터류킨-1 베타, 핵심 역할…저널 '네이처' 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계, 심혈관계, 소화계, 신경계 등의 여러 주요 기관에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가장 많이 공격하는 건 호흡계다.

 신종 코로나가 호흡계에 침입해 치명적인 감염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Vagelos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통제하기 어려운 폐 염증, 허파꽈리 세포의 파괴와 재생 능력 훼손, 급속한 폐 섬유화 등을 3대 원인으로 꼽았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건, 대식세포(macrophages)가 생성하는 인터류킨-1 베타(IL-1beta)였다.

 컬럼비아 의대의 벤저민 이자르 의학 조교수 연구팀은 29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폐(COVID lung)의 세포 아틀라스(atlas)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사망 환자 19명의 폐 조직 등을 사망 직후 채취해 급랭한 뒤 단세포 분자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개별 세포 활동을 파악했다.

 이자르 교수는 "코비드 폐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세포가 정상적인 폐에도 많이 존재할 수 있지만 점유 비율과 활성 상태는 서로 다르다"라면서 "코로나19가 감염성 폐렴 등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기 위해 수천 개의 세포를 하나하나 관찰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폐는 정상인의 폐와 달리, 허파꽈리(폐포) 대식세포나 단핵구 유도 대식세포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식세포는 보통 감염이 생겼을 때 병원체를 집어삼켜 제거하지만, 염증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폐에서 대식세포의 폭발적 증가는 걷잡을 수 없는 염증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대식세포 증가가 일회성 염증 악화에 그치지 않고, 동일한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염증이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폐 조직이 손상됐다.

 폭증한 대식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중에서 특히 IL-1 베타를 높은 비율로 생성했다.

 보통 폐렴에 걸리면 IL-6 같은 사이토카인 분비가 늘어난다.

 그러나 대식세포의 IL-1 베타 생성은, 다른 세균성이나 바이러스성 폐 감염보다 코로나19에서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팀이 이 부분에 주목하는 건 IL-1 베타의 효과를 억제하는 약이 이미 개발돼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 임상 시험에도 쓰이기 때문이다.

 폐에 심한 염증이 남아 있으면, 신종 코로나의 공격에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허파꽈리 상피세포가 조직 재생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염증은 살아남은 허파꽈리 세포를 '중간 세포(intermediate cell)' 상태로 붙잡아 놓았고, 이렇게 되면 성숙한 상피 세포로 대체되는 데 필요한 최종 분화 단계를 끝내지 못했다.

 이렇게 중간세포 단계에서 멈춰 더 분화하지 못하게 유도하는 주범이 바로 IL-1 베타였다.

 염증을 완화하면서 IL-1 베타를 조작하면 분화를 멈춘 허파꽈리 세포의 브레이크를 풀 수도 있을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코로나19 환자의 폐에선 또 병리학적 이상을 일으키는 섬유모세포(fibroblast cells)도 많이 발견됐다.

 이런 섬유모세포가 폐를 반흔 조직(scar tissue)으로 채우면 되돌릴 수 없는 폐섬유증으로 진행된다.

 산소 흡수에 필수적인 허파꽈리 세포가 들어설 공간이 부족해져 심한 호흡 곤란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자르 교수는 "위급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 생명을 구하고, 살아남은 중증 환자의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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