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이대로 가면 신규확진 곧 2천명 가능성도…병상 확충 급선무"

3단계 격상 두고는 의견 엇갈려…"격상 불가피" vs "위험 시설 집중 방역"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일 1천97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하루 2천명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잇달아 격상했지만, 그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확진자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사망 위험이 높은 '위중증' 환자를 제때, 적절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상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등 전문가 3명이 분석한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방역 대응 관련 제언이다.

 ◇ 엄중식 교수 "2.5단계 거리두기 효과 안 나타나…3단계로 올려 접촉 줄여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2∼3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선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까지 올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확진자 수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꽤 있다.

 최근 주민 이동량이 26∼28%가량 줄었지만, 그 이상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2.5단계 상황에서 여러 공간을 제한하면서 사람 간 접촉이 줄긴 했지만 제2, 제3의 공간을 찾아서 다시 모이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억제'되지 않고 또 다른 '증폭' 단계를 거쳐 지역사회 내 전파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감염 집단(클러스터)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 하루 확진자가 금방 2천명대로 오를 수도 있다.

 무엇보다 10월에서 11월 초로 이어지는 기간에 '루스'(느슨)하게 대응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당시 여러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충분히 떨어진 뒤 1단계로 낮추자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베이스라인'이 높은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내렸고,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 전파가 꾸준히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더군다나 2단계, 2.5단계로 조정하는 시기 또한 늦어졌다.

 코로나19 질병의 특성상 방역 대응을 위한 기회를 놓치면 다시 바로잡기에는 힘들다. 지금이라도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올려 사람 간 모임, 만남 등 접촉 자체를 조금 더 줄여야 한다.

 아울러 중환자들을 치료할 여건 또한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중환자 병상은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제한된 병상 수 안에서 활용해야 한다. 다른 질환을 앓는 중환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 최원석 교수 "코로나19 유행 대비 미흡…지역사회 확진자 발생 통제해야"

 거리단계를 2.5단계로 올린 뒤에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는 조금 막은 것 같지만, 확진자 수 자체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그 부분이 걱정이다.

 거리두기 단계가 잇달아 오른 이후 감염 전파력을 의미하는 '감염 재생산 지수'가 1.5에서 1.2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1.2 수준이 유지된다고 할 때 단순히 계산해보면 확진자 수는 3주 뒤 2천 명까지 늘어난다.

 어떻게든 감염 재생산 지수를 1 이하로 내려야 하는데 지금 현 단계에서의 방역 대응 수준이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은 이미 드러났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병상 및 의료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제대로 된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가장 아쉽다. 중환자 병상만 하더라도 이제서야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고위험군과 중증환자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면 유행 확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그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했지만 이는 결국 맞지 않았다.

 즉,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확진자가 통제되지 못하면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도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내 확진자를 통제하기 위한 조처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3단계 상향은 불가피하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병상이다. 병상 문제는 단순히 의료기관 내 치료 공간이나 침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 인력과 장비까지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고 대기 중인 환자를 고려하면 병상 부족 상황은 말 그대로 심각하다. 현재 발생하는 확진자 숫자는 이미 공공 영역에서 감당하기에는 넘어선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가 (민간 협조를 포함해 병상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 기모란 교수 "확진자 '최대 2천명' 예측보다는 다소 적어…3단계보다는 타깃 방역"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종전에 모델링 등을 통해 예측한 결과치보다는 낮다. 최근  모델링한 결과에서는 2주∼4주 뒤 확진자 수가 1천500명에서 2천명 정도로 계산됐다.

 1천명대 확진자가 나오고는 있지만, 당초 예측보다는 적은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감염 재생산 지수는 1.3 정도로, 이전과 비교하면 떨어진 상황이다. 아직은 1보다 큰 수준이라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증가 속도를 보면 다소 완만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단 확진자 수 자체가 크다 보니 1천명대가 계속 나온 것이긴 하지만, 예측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수도권 내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이뤄지는 익명 검사가 긍정적이다. 확진자 수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더 커졌을 수도 있는 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검사하면서 지역사회에 누적돼 있던 감염이 확인됐다. 당장은 확진자 수가 늘어 방역당국으로서도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숨어있는 감염을 찾고 미래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는 의미가 있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 당장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위험에 노출된 시설은 명확히 드러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나 식사하고,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부분을 더욱 강화하는 게 도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역 조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점이 가장 아쉽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알았겠지만, 그 '한계'를 다소 낮게 본 게 아닌가 싶다. 병상이나 의료 인력은 당장 필요하다고 해도 바로 만들 수 없어 더욱 어렵다.

 당장 병원을 지을 수 없는 만큼 민간 병원 중에서도 공공병원으로 전환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예 컨대 경영이 어려워서 공공병원으로 바꾸겠다는 준종합병원을 사들여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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