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면 오래 산다는 텔로미어, 인체 조직별로 길이 다르다

조직 샘플 6천 점 분석, 23개 유형 중 15개만 혈액과 일치
미 시카고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인간과 같은 진핵생물의 염색체 말단엔 염기서열이 반복적인 DNA 조각이 존재하는데 이를 텔로미어(telomere)라고 한다.

 척추동물인 인간의 텔로미어는 'TTAGGG'라는 염기서열이 2천500번 반복되는 구조다.

텔로미어의 기능은 세포 분열 시 생길 수 있는 염색체 말단의 손상이나 근접 염색체와의 융합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짧아진다. 세포 분열 시 DNA와 함께 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의 수명과 깊숙이 연관된 텔로미어의 길이가 인체 부위별 조직에 따라 다르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발견은 장차 텔로미어 길이의 단축이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에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거로 보인다.

 미국 시카고대의 브랜던 피어스 공중 보건·인간 유전체학과 부교수팀은 저널 '사이언스(Science)' 11일 자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화학치료로 커진 림프종 세포의 염색체

 지금까지 텔로미어 길이에 관한 연구는, 살아 있는 인간의 신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혈액이나 타액(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의 초점은 혈액(전혈) 세포에서 관찰되는 텔로미어 길이를, 피부·뇌·폐 등 다른 신체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밝히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약 1천 명의 사후 기능자로부터 채취한 조직 샘플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해 비교 분석했다. 실제로 검사한 조직 유형은 모두 23개, 샘플 수는 6천여 점이다.

 이 가운데 뇌, 신장 등 15개 조직은 (같은 연령대의) 텔로미어 길이가 혈액과 같았다.

 지금까지 혈액의 텔로미어 관찰에서 제기된 가설이 일부 검증되기도 했다.

 예컨대 조직은 서로 달라도 나이가 들면 텔로미어는 짧아졌고, 아프리카 선조를 가진 사람은 상대적으로 텔로미어가 길었다.

 하지만 여성의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가설은, 일치하는 패턴을 발견하지 못했다.

 피어스 교수는 "타고난 유전체의 염기서열은 모든 조직에서 같다는 걸 알고 있다"라면서 "타고난 유전자 변이를, (텔로미어 같은) 조직 특정 생물 표지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사용된 조직 샘플은 '유전자형-조직 발현(GTEx)' 프로젝트의 조직 샘플 뱅크에서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타고난 유전자 변이형이 신체 조직별로 유전자 발현을 어떻게 다르게 제어하는지 연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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