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공격으로 뇌를 보호하는 면역방어, 코부터 시작된다"

유전자군 같아도 훨씬 강하게 발현→뇌 중추신경 보호
신종 코로나는 아예 공격 못 해… 저널 '셀 리포츠' 논문

 콧속 점막의 후각 뉴런(신경세포)에 병원체가 침입하면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도와 중추 신경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냄새 정보를 뇌로 보내는 게 바로 후각 뉴런이다.

 실제로 바이러스가 후각 뉴런에 감염하면 뇌와 중추 신경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후각 뉴런의 항바이러스 면역 체계가 다른 유형의 호흡계 세포보다 훨씬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의대 니콜라스 히턴 조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일(현지시간) 저널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실 바이러스 감염병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가장 공들여 연구한 건 폐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다.

 바이러스가 이 유형의 세포에 감염해 증식하면 세포는 오래 가지 못하고 사멸한다.

 하지만 비강 후각 상피의 후각 뉴런은 같은 양의 바이러스 입자가 들어와도 죽지 않고 잘 버틴다.

 히턴 교수팀은 몇 년 전 후각 뉴런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쉽게 죽지 않는다는 걸 논문으로 발표했다.

 히턴 교수는 "버스 안에서 어떤 감염자가 재채기해 바이러스가 다른 승객의 들숨을 타고 전염된다고 해도 곧바로 폐까지 가진 못할 것"이라면서 "바이러스는 먼저 콧속 어딘가로 침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비강과 상기도에서 이 '어딘가'에 해당하는 지점이 바로 후각 뉴런일 거로 연구팀은 추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포 유형별 RNA 분석 결과, 바이러스가 코안으로 들어왔을 때 후각 뉴런에서 발현하는 면역 유전자 그룹은 폐 상피세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유전자의 발현 강도와 속도는 후각 뉴런 쪽이 훨씬 더 높았다. 이렇게 되면 이미 들어온 바이러스도 증식 자체가 봉쇄돼 발병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히턴 교수는 "후각 뉴런은 바이러스 퇴치 능력이 다른 세포보다 약간 더 강한 것 같다"라면서 "하지만 이 정도 차이가 바이러스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후각 뉴런의 면역 유전자군만 유독 강하게 발현하는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다.

 한편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후각 뉴런을 직접 공격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필요한 두 효소, 즉 ACE2와 TMPRSS2가 후각 뉴런에선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효소는 후각 상피의 다른 지지세포에서만 발견됐다.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의 후각 마비가 일시적 증상에 그치는 이유는, 후각 뉴런이 직접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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