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길러낸 '슈퍼 NK세포', 암세포 살상력 탁월"

인터류킨 브레이크 푸는 유전자 조작도 병행
미 UCSD 연구진, 저널 '셀 스템 셀'에 논문

 NK세포(natural killer cell)는 선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로서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인체 면역계의 주 공격수다. 그래서 '자연살해세포'라는 별칭도 얻었다.

 간과 골수에서 성숙하는 NK세포는 다른 면역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는가 하면,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나 케모카인도 분비한다.

 NK세포는 암의 재발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암 줄기세포의 제어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돼 과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NK세포가 암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을 치료하는 직접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작용력이 그 정도로 강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와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NK세포의 살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면역치료법이 개발됐다.

 이렇게 길러낸 '슈퍼 NK세포'는 동물 실험에서 혈액암(백혈병)에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의 댄 코프먼 재생의학 교수팀은 11일(현지시간) 줄기세포 전문 국제 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온라인판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표준화된 실험용 NK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확보했다.

 iPSCs는 피험자의 피부와 혈액에서 세포를 분리한 뒤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역분화를 유도해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줄기세포 유래 NK세포에서 CISH라는 유전자를 제거했다. 이 유전자는 사이토카인의 면역반응 신호를 억제하는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한다.

 사이토카인은 다른 면역세포, 즉 대식세포(macrophages), 림프구(lymphocyte), 섬유아세포(fibroblast) 등에 신호를 보내 감염, 염증, 종양 등이 생긴 부위에 출동하게 한다.

 CISH 유전자의 제거는, NK세포가 인터류킨 15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자극을 받았을 때 가동되는 '내부 검문소(internal checkpoint)'를 없앤 것과 같다.

 이렇게 인터류킨 15에 걸렸던 브레이크가 풀리면, 인터류킨 15의 농도가 낮아도 NK세포가 활성화하면서 기능이 강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NK세포의 물질대사 프로그램이 다시 구성돼 에너지 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NK세포의 살상력을 북돋운다고 한다.

 코프먼 교수는 "CISH를 제거한 iPSC 유래 NK세포는, 인간의 백혈병 세포를 이식한 생쥐를 효과적으로 치료했다"라면서 "이런 강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보통 NK세포로 치료한 생쥐는 백혈병으로 죽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혈액암과 고형암에 대해 '슈퍼 NK세포'를 임상 시험 중인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유전자 조작에 안정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NK세포가 동종 이형 세포(allogeneic cell)로 쓰인다는 점도 과학자들에겐 고무적이다.

 개인별 맞춤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수십만 명의 환자에게 미리 준비한 표준치료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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