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원인은 복부비만

"불포화지방산 섭취·체중감량·운동으로 내장비만 줄여야"

 

  35세 여성 배지선(가명)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으로 진단받았다. 지방간은 평소 술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주로 걸리는 병으로 알고 있던 터라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배 씨는 술도 전혀 안 마시는 데다 몸무게도 평균 체중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술을 과도하게 마시지 않는 데도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천368명에서 2019년 9만9천616명으로 증가했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칭한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흔히 지방간은 과다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배씨처럼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견된다. 지방간의 80%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다.

 김형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도 지방간인 경우가 많다"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 과체중이나 비만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세계 인구의 10∼30%를 차지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유병률이 12.6%로 발표된 바 있다.

 특히 내장 지방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최대 2.2배까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대부분은 간 내 침착만 일어나는 단순 지방간이지만, 일부는 간세포가 괴사해 염증이 나타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10∼15%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방간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했거나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일부 환자는 피로감, 전신 권태감,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함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지방이 침착된 간의 모습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며 "단순 지방간과 향후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는 지방간염의 감별을 위해서는 간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간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대신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요인을 교정하고 제거해야 하므로 체중감량과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단 금식 등을 통한 급격한 체중감량은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간 부전이나 담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의료진들은 일주일에 0.5∼1㎏ 정도 감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열량에서 500∼1천㎉ 덜 먹으면서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보다 내장지방을 감소하는 게 중요하므로 탄수화물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고등어, 삼치 등을 먹는 게 좋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의 절대량 감소보다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중요하다"며"탄수화물이 많이 든 쌀밥, 떡, 빵 등은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바뀌므로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식품 위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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