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감정 등 고차원 뇌 기능도 장의 신호에 반응한다"

소장이 특히 중요한 역할… 미 일리노이대 연구진 논문

  직감을 의미하는 'gut feeling'이란 영어 표현이 있다.

 생물학에선 우리 몸의 장(腸)과 뇌 사이의 신호 교환 통로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한다.

 실제로 뇌는 장의 신호를 받아 음식물 소화에 필요한 장의 운동 기능을 자극한다. 뇌간이 주도하는 이 생리 작용은 거의 자동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사고나 감정과 같은 차원 높은 뇌 기능도 장의 신호에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선 특히 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자율 신경과학:기초와 임상(Autonomic Neuroscience: Basic and Clinical)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4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신경세포(뉴런)에서 많이 발견되는 바이러스를 생쥐의 소장에 집어넣고, 미주 신경과 척수 신경을 따라 뇌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했다.

 이 바이러스의 이동 패턴이 장-뇌 신호 교류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뇌간과 후뇌를 지나, 감정·학습·인지 등 고차원적 기능에 관여하는 부위까지 올라가는 게 관찰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결과였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을 반복한 끝에 전체 뇌와 소장 사이의 신경 연결 지도를 완성했다.

 뇌의 인지 및 감정 중추가 장의 신호에 반응한다는 건 특히 주목할 만했다.

 생각하는 뇌가 왜 포만감을 무시하는지를 넌지시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과 소화 장애의 상관관계 등을 연구하는 데도 새로운 통찰을 제시할 거로 보인다.

 장을 비롯한 인체 기관의 생리 신호가 반드시 지각신경(sensory neuron)을 통해 뇌로 올라가고, 반대로 뇌의 신호가 운동신경(motor neuron)을 거쳐 내려오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양방향 신호의 약 절반은 전달 과정에서 지각신경과 운동신경을 모두 이용했다. 같은 신경 안에서 양방향 신호가 섞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런 패턴은, 지방 조직과 뇌 사이의 신경 연결에서만 보고된 적이 있다.

이런 연구의 심화 과정을 거쳐, 뇌와 다른 인체 부위 사이의 신경망 구조가 전체적으로 밝혀지면 많은 의문이 풀릴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예를 들면 속이 비었을 때 왜 공복감을 느끼는지, 그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엔 왜 장에 탈이 나는지 등을 이해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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