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구토 원인 '노로바이러스' 소장(小腸)에선 힘 못 쓴다"

미 워싱턴대 연구진, '네이처 미생물학'에 논문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학교, 요양원 같은 인구 밀집 공간에서 빠르게 퍼진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치료 약이 없어, 한해 약 20만 명이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다.

 장(腸)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증상을 억제할지, 아니면 더 악화할지는 감염 부위에 따라 달라지는데, 여기에는 담즙산(bile acid)의 면역 반응 자극이 일정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했다. 대학 측도 같은 날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예일대 의대, 미시간대, 플로리다대 등의 과학자들이 함께 일궈낸 연구 성과는 장차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워싱턴대 의대의 메간 T. 볼드리지 조교수는 "특히 어린아이, 고령자, 면역 기능에 문제가 있는 일반인 등에 노로바이러스는 위험하다"라면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장의 미생물과 노로바이러스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 장의 미생물군이 정상이어도 소장(small intestine)의 부위에 따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걸 발견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아래쪽 소장에 감염하면 미생물은 증상을 악화하는 쪽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위쪽 소장에선 미생물이 감염을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기능을 했다.

 소장은 위와 대장 사이에 있는 6~7m 길이의 소화관으로 위쪽부터 십이지장·공장(空腸)·회장(回腸)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위에서 암죽 형태로 변한 음식물은 소장을 통과하면서 장액, 쓸개즙, 이자액 등과 섞이며, 그래서 소장에선 소화와 영양분 흡수가 동시에 이뤄진다.

 소장의 감염 부위에 따라 증상이 크게 달라지는 데는, 담즙산과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즙산은 위쪽 소장에서만 면역체계를 자극해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반응하게 했다. 이 부위에서 담즙산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인터페론 Ⅲ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래쪽 소장에선 담즙산의 이런 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볼드리지 교수는 "장의 모든 부위에서 미생물은 담즙산을 강력히 조절한다"라면서 "하나 담즙산이 미생물을 자극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작동하게 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갖고, 사람에 따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크게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사람은 심하게 아프지만 어떤 사람은 전혀 증상이 없다.

 볼드리지 교수는 "사람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 반응이 이렇게 다른 것도, 개개인의 장 미생물군과 연관됐을 수 있다"라면서 "장의 부위에 따른 미묘한 차이가, 바이러스 감염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장의 메커니즘에 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통찰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전략적 사고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볼드리지 교수팀은 다음 단계로, 담즙산이나 미생물을 통해 장의 미생물 환경을 조작하고 면역 체계를 자극함으로써 아예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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