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경제, '죄수 딜레마' 빠져…혁신 의료서비스 불가능"

산업연구원 보고서…"보건의료정보 활용에 이해당사자간 입장차"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바이오산업이 국내에서는 의료계와 시민단체, 정부부처 등의 견해차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개인의 건강·의료 정보를 공유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아직 한국 사회는 아직 이를 받아들일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7일 현안 보고서에서 "한국에서는 데이터·AI 기반의 바이오경제에 참여하는 이해당사자 간에 각자의 편익 차이로 갈등이 노출되면서 개인 보건의료 정보의 공유와 활용이 어렵다"면서 "(이에 따라) 원격의료 등 혁신적인 의료 서비스도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갈등으로 국가 전체의 편익이 저해되는 상황을 미국의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내쉬가 게임이론을 통해 제시한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에 비유했다.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의 참여자가 이기적으로 개인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그 결과가 최악의 균형을 맞추게 돼 집단 전체의 이익이 최대화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의료서비스의 수요자에 해당하는 환자단체연합회·참여연대, 공급자인 보건의료단체연합·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 조정자인 관련 정부부처 등이 데이터·AI 기반의 바이오경제 시대에 보건의료 정보 활용의 당위성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각각 미묘한 입장차가 있어 사회 전체의 편익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일반 국민도 보건의료 정보의 활용과 관련해 모순적인 인식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20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78.0%는 '난치병 치료제 개발 등 사회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 보건의료 정보를 공유·활용을 허락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의 보건의료 정보의 소유권에 대해서는 전체의 81.8%가 "각 개인의 것"이라고 답했으며, '정부·공공기관 소유'(10.0%)나 '의료진 소유'(5.0%)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기기로 개인 건강정보를 측정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69.8%에 달했지만 이런 정보가 기업의 서버에 보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45.2%에 그쳤고, 이를 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 등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다는 응답자도 30.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데이터·AI 기반의 바이오경제 생태계를 활성화기 위해서는 소비자·공급자·조정자가 균형있게 참여하는 시스템 경쟁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급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사회적 수용성과 시스템 경쟁력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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