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귀라 불리는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아이들이 국가 지원 제도의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된 소리를 듣지 못할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청기로도 소리를 듣기 힘든 고심도 난청 어린이들에게 인공와우는 유일한 희망이지만 우리나라의 지원 정책은 여전히 수술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의료계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인공와우는 귀 안쪽에 심는 내부 장치인 임플란트와 겉에 자석으로 붙여 소리를 분석하는 외부 장치인 어음처리기로 나뉜다.

몸속 내부 장치는 한 번 심으면 평생 사용하지만, 소리를 분석해 전달하는 외부 장치는 전자기기와 같아서 시간이 흐르면 성능이 떨어지고 최신 기술을 반영한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특히 신체와 지능이 빠르게 자라는 영유아 시기에는 성장 단계에 맞춘 기기 교체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은 인공와우 외부 장치 교체를 평생 단 한 번만 지원하고 있다.
19세 미만 아이들은 양쪽 귀를 각각 한 번씩, 성인은 한쪽 귀만 평생 한 번 교체할 수 있다.
이마저도 기기를 잃어버리거나 완전히 망가졌을 때만 지원금이 나오며 아이의 성장에 맞춰 더 좋은 성능의 장비로 바꾸고 싶어도 보호자가 큰 비용을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해외 국가는 나이에 상관없이 평균 5년마다 기기 교체 비용을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
벨기에 같은 나라는 8세 미만 어린이가 3년마다 새 기기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인공와우를 한 번의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발달을 위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의료기기로 보고 아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인공와우 사용자가 단순히 치료 대상이 아니라 성장에 따라 청각 환경을 계속 다시 설계해 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아이들은 머리 크기나 귀 모양이 계속 변하고 학교나 운동장 등 활동 범위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제때 장비를 바꾸지 못해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언어 발달이 늦어지고 이는 곧 학습 격차와 사회성 형성 저해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 한 명 한 명의 건강한 성장은 국가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장애를 딛고 사회의 일원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선 국가의 정책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인공와우 아이들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안고 성장하지 않도록 수술 이후의 삶까지 책임지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자 단체와 의료계는 인공와우 지원 정책이 수술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장 단계별 교체 기준을 마련하고 건강보험 지원 범위를 넓히는 등 인공와우를 아동 발달을 지원하는 평생 관리 의료기기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