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9천년 전 털매머드에서 RNA 추출·염기서열 분석 성공"

국제 연구팀 "가장 오래된 RNA…빙하기 독감·코로나바이러스도 분석 가능"

 DNA는 200만년 전 동물 유해에서도 추출 가능하지만 RNA는 보존 기간이 훨씬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연구팀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3만9천년 전 털매머드(woolly mammoth)에서 R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코펜하겐 글로브 연구소 에밀리오 마르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과학 저널 셀(Cell)에서 마지막 빙하기인 3만9천년 전 털매머드 10마리의 조직에서 RNA 분자를 분리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멸종 생물의 유전자를 해독하고 그 활성화를 연구하는 것은 그 종의 생태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매머드 DNA를 해독해 게놈과 진화 역사를 복원해 왔으나 유전자 활성 여부를 보여주는 RNA는 분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RNA는 사후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매우 불안정한 분자라는 오랜 인식이 매머드와 다른 멸종 동물에서 정보가 풍부한 이런 분자를 탐색하려는 시도를 막아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등에서 발견된 4만여년 전 마지막 빙하기 털매머드 10마리에서 표본을 채취, RNA 분자를 분리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한 다음 이를 현대 코끼리 RNA와 비교했다.

 표본에는 시베리아 북동부 해안가 영구동토층에서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된 어린 털매머드 유카(Yuka)의 다리 근육과 피부가 포함됐다.

 유카는 어린 털매머드로 그동안 암컷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 연구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돼 수컷으로 밝혀졌다. 유카는 보존 상태가 좋아 이전 연구에서 조직세포 핵을 마우스 난자에 이식해 생물학적 활성을 알아보는 연구에 사용되기도 했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어린 털매머드 '유카'(Yuka)

 연구팀은 유카 표본에서 골격근 대사에 필수적인 조직별 특징적 유전자의 발현 메커니즘과 생물학적 기능을 복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RNA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고대 RNA 염기서열이라고 말했다.

 분석 결과 털매머드 게놈에는 2만여개의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가 존재하지만, 그중 일부만이 활성화돼 있었으며, 검출된 RNA 분자들은 근육 수축과 스트레스 환경에서의 대사 조절에 핵심적인 단백질 암호를 담고 있었다.

 연구팀은 또 근육 표본에서 단백질 암호는 담고 있지 않지만 유전자 활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다양한 마이크로RNA(microRNA)도 발견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스톡홀름대 마르크 프리들랜더 교수는 "근육 특이적 마이크로RNA는 죽을 당시 실제로 유전자 조절이 실시간으로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직접적 증거"라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특정 마이크로RNA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며 이는 이 분자들이 털매머드 자체에서 유래한 것임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스톡홀름대 러브 달렌 교수는 "이 연구는 RNA 분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보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멸종 동물에서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돼 있었는지 뿐만 아니라 빙하기 잔해 속 인플루엔자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RNA 바이러스의 염기서열도 분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출처 : Cell, Emilio Mármol-Sánchez et al., 'Ancient RNA expression profiles from the extinct woolly mammoth', https://doi.org/10.1016/j.cell.2025.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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