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경직' 이 질환으로 15만명 고통…"단순 노화 오인 방치"

진단까지 평균 2년반 '파킨슨병'…"조기에 운동·약물치료로 진행속도 지연이 최선"

 사람의 몸은 정교한 오케스트라와 같다.

 뇌의 지휘 아래 신경세포들이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섬세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조화로운 시스템에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 생기고 고질적인 질병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파킨슨병'이다.

 더욱이 파킨슨병 환자는 경제활동인구(40∼50대) 비율이 치매 대비 9배나 돼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에 큰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사고 위험은 일반인의 22배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최종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치료가 늦어지는 실정이다.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인 자세, 뻣뻣한 근육, 가면 같은 표정, 손 떨림, 종종걸음 등이다.

 이 중에서도 보폭이 좁아지면서 종종걸음을 걷고 갑자기 발이 땅에 붙어 움직여지지 않는 '동결 보행'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증 등의 비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학회 천상명 부회장(동아의대 신경과 교수)은 "3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가 몸에 이상을 느낀 후 파킨슨병으로 진단받기까지 평균 27.93개월이 걸렸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은 2개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도 파킨슨병을 진단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환자 스스로 단순 노화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의료기관에서도 종종 수전증, 관절·척추질환 등으로 오인해 다른 치료를 하기 때문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파킨슨병은 임상적으로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떨림 또는 경직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을 보이며, 약물에 의한 호전이 확실할 때 파킨슨병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질환을 명확히 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거나 뇌 속 도파민 세포 손상을 확인하는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하기도 한다.

 진단 후 약물치료는 도파민을 보충해 주는 게 일반적으로, 증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시작한다.

 만약 약물치료 이후 약효가 줄어들거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적 자극을 보내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DBS)과 같은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은 아직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며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수술 등을 통해 불편한 정도를 완화하는 게 치료의 목표가 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의 증상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약물 치료와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근육의 유연성과 균형 감각을 향상하며,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려대 의대 연구팀이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2002년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중 40세 이상 93만8천635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파킨슨병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교정 가능한 첫 번째 위험 요인'으로 신체활동 부족이 꼽혔다.

 평소 신체활동만 활발히 해도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경색, 심장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비만 등도 파킨슨병 발 병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진단 후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번에 30분가량 숨이 조금 찰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사망률이 20∼30%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회 유수연 홍보이사는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면 파킨슨병의 진행 속도는 물론 움직임도 개선돼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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