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진, 치매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씨앗' 찾았다

비정상 아밀로이드 플라크 연쇄반응 촉발
기존 항체 동물 실험, 제거 효과 확인… '네이처 신경과학' 논문

 치매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사실상의 불치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진단과 증상을 완화하는 조기 개입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기 개입 시점에 대해 의료계는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기억력 저하 증상이 없더라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침적이 나타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정상 아밀로이드가 뇌에 침적하기까지의 연쇄 반응이 여태껏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연쇄 반응을 촉발하는 '응집의 씨앗'(seeds of aggregation)을 찾아낸 데 이어 이 씨앗을 제거하면 먼 훗날의 아밀로이드 침적이 대폭 완화된다는 걸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튀빙겐대의 마티아스 유커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스위스 출신인 유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유사 프라이온(prion-like) 기제 연구로 유명한 알츠하이머병 전문가다.

 1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아밀로이드 플라크 씨앗은 현재 기술로 생화학적 검출이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다.

 하지만 인체에서 그 실체를 확인하기만 하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원인 단계에서 차단하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변형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하게 디자인된 6종의 항체를 대상으로 이 씨앗을 탐지해 제거하는 능력이 있는지 테스트했다.

 이 시험에서 유일하게 효능이 확인된 게 단일 클론 항체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이다.

 아밀로이드 침적이 처음 관찰되기 직전 5일 간 아두카누맙을 투여한 생쥐는 죽을 때까지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가 대체적인 예상치의 절반에 그쳤다.

 유커 교수는 "이 항체 투여로 아밀로이드 씨앗은 확실히 제거됐는데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새로운 씨앗이 생긴 것 같다"라면서 "항체 치료 6개월 후 생쥐의 뇌 손상은 절반으로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효모균에 생긴 프라이온

 연구팀은 이 씨앗이 아밀로이드 침적의 연쇄 반응을 촉발한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 아직 이 씨앗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같은 맥락에서 이 씨앗은 인간의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소의 BSE(일명 광우병) 등을 일으키는 프라이온 단백질과 비슷한 속성을 가졌다고 과학자들은 평가한다.

 그 밖에도 풀어야 할 의문점은 많다.

 예컨대 아밀로이드 씨앗을 탐지하는 아두카누맙 항체가 나중에 생기는 아밀로이드 사슬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아두카누맙 항체를 일종의 낚싯바늘(fishhook)로 활용해, 아밀로이드 씨앗을 분리하고 그 특성도 상세히 밝혀내기를 희망한다.

 유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씨앗에 초점을 맞춰 생물 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다른 유형의 알츠하이머 씨앗에 작용하는 항체를 더 많이 발굴하면, 연쇄 반응 촉발 과정과 치료법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뇌졸중 아니라는데 발목이 안 들려요"…비골신경병증 의심해야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른쪽 발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발끝이 바닥에 끌렸어요." 강원 춘천에 사는 A(53)씨는 하루아침에 찾아온 이상증세에 뇌졸중을 의심해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뇌와 척추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증상은 지속됐고 보행이 불편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A씨 병세를 살핀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양진서 신경외과 교수는 발목을 들어 올리는 근력 저하와 함께 무릎 바깥쪽 감각 이상에 주목했다. 무릎 부위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무릎 외측을 지나는 비골신경이 섬유성 구조물에 의해 압박돼 있었다. 양 교수는 A씨 증상을 '비골신경병증에 의한 족하수'로 진단했다. 족하수는 발목과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는 증상으로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발끝이 바닥에 끌리거나 발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족하수로 시작되는 비골신경병증은 무릎 바깥쪽을 지나 발목과 발가락을 조절하는 비골 신경이 근육·섬유성 띠 등 구조물로 인한 외부 압박을 받아 기능 이상이 발생하는 말초신경질환이다. 이는 교통사고나 외상처럼 명확한 원인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다. 수면 중 한쪽 다리를 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