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치매 예방 효과, 효소 단백질 늘려 대신할 수 있다

생쥐의 Gpld1 생성 3주 늘렸더니 6주 운동한 효과
미 UCSF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나이가 들면서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걸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운동이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전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같은 신경 퇴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꾸준히 운동하면 인지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유전적 변이가 생겨 그런 신경 질환을 피할 수 없는 사람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운동의 이런 효과는 의학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간에서 생성되는 단 하나의 효소가, 운동을 통한 인지기능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 실험에서 이 효소의 혈중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이자, 규칙적으로 운동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증폭해서 나타났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인지기능 손상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중요한 약물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콘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찾아낸 건 Gpld1이라는 효소 단백질이다.

 생쥐가 운동하고 나면 이 단백질이 간에서 생성돼 혈액으로 흘러나왔다. 또한 이 단백질의 혈중 농도와 나이 든 생쥐의 인지 기능 개선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사울 빌레다 해부학 재활과학 조교수는 "언젠간 알약만 먹어도 뇌 기능의 일부를 개선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앞서 빌레다 교수팀은 혈액과 뇌의 노화가 서로 연관돼 있다고 제안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나이 든 생쥐의 뇌를 다시 젊게 만드는 생물학적 요인이 어린 생쥐의 혈액에 존재하고, 반대로 어린 생쥐에게 노화성 인지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요인이 나이 든 생쥐의 혈액에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이 생물학적 요인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체활동이 왕성한 생쥐와 잘 움직이지 않는 생쥐를 각각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놓고, 혈액에 녹아 있는 단백질량을 유형별로 측정했다.

 놀랍게도 1차 후보군에 든 30종의 단백질 가운데 19종이 간에서 생성돼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이었다. Gpld1은 Pon1과 함께 유난히 역할 비중이 높아 눈에 띄었다.

 Gpld1의 효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을 만큼 확연했다.

 실제로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간의 Gpld1 분비량을 3주 동안 늘렸더니 6주간 규칙적으로 운동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에서 새로운 뉴런이 부쩍 늘어나 성장한 것으로 관찰됐다.

 UCSF의 '기억 노화 센터'에 축적된 인간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예컨대 건강하고 활동적인 고령자의 혈중 Gpld1 수치는 대체로 그렇지 않은 고령자보다 높았다.

 생쥐의 간에서 생성된 Gpld1은 뇌의 '혈뇌장벽(BBB)'을 통과하지 않고, 대신 온몸의 혈액 응고와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을 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늘어나는 응혈과 염증은 치매 등 노인성 인지 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발견에 고무된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확한 약물 표적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Gpld1 효소와 다른 생화학 신호 체계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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