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으면 오래산다?…초파리실험 보니 "모두 그런 건 아니다"

미국 연구팀 "식사제한 수명연장·건강 효과 천차만별…유전특성 등에 따라 달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면 적게 먹으라는 말이 통용되지만 미국 연구팀의 초파리 식사(열량) 제한 실험에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크노화연구소 판카즈 카파히 박사팀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유전적으로 다른 160종류의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결과 먹이를 제한하면 50% 정도만 수명과 건강수명이 함께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파히 박사는 "이 결과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식사를 제한할 경우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며 "수명과 건강수명을 늘리고 노화 관련 질환을 늦추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식사제한이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는 초파리 160종류 5만여 마리를 이용해 먹이를 제한하고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지, 건강상태 및 건강수명에 변화가 있는지 등을 관찰했다.

 수명과 건강수명이 함께 유의미하게 늘어나는 변화를 보인 것은 전체 초파리의 50%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3%는 먹이를 제한했을 때 신체적 활동이 더 활발해져 건강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수명은 오히려 짧아졌다.

 5%는 수명은 더 길어졌지만 신체 활동성은 떨어져 건강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2%는 먹이를 제한한 것이 수명이나 건강수명에 어떤 이로움이나 해로움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이들 초파리의 유전체를 분석해 식사방식이 달라질 경우 수명과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했다.

 연구팀이 로마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신 이름을 따 '데시마'(Decima)로 명명한 유전자는 억제할 경우 인슐린 유사 단백질 생성이 줄면서 수명이 늘어났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 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막지 못해 노화는 그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진이 그리스신화 인물인 '다이달로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유전자는 식사 제한을 하면 발현이 억제되면서 나이가 들 때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늦춰줬지만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먹이를 똑같이 제한해도 각 개체의 반응은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수명 연장이나 건강 등에 대한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카파히 박사는 "사람들도 모두 달라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결과는 식사를 제한할 경우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며 "특히 수명이 연장되면 건강수명도 함께 연장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명연장에 대한 발견이 노화와 관련된 병폐를 모두 고칠 수 있는 것처럼 언론에서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은 유전적 배경에 따라 식사 제한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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