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가설, 사실일 수 있다"

장 신경세포가 파킨슨병 발생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거 확인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 '네이처 제네틱스'에 논문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분비 뉴런(신경세포)이 소멸해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팔과 다리의 떨림에서 시작해 신체 강직, 불안정한 자세 등의 증상으로 진행하다가 나중엔 누워서 지내는 상태까지 악화한다.

 그런데 뇌의 뉴런뿐 아니라 장(腸)의 뉴런도 파킨슨병의 발생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병이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의학계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파트리크 술리반 의료 전염병학 교수팀은 28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인간의 신경계는 서로 기능이 다른 수백 개 유형의 세포들로 구성됐다.

 여러 신경정신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려면 특정 질환이 생겼을 때 어떤 유형의 신경계 세포가 연관됐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생쥐의 유전자 발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인간 유전학과 연계해, 다양한 뇌 질환별로 어떤 유형의 신경세포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도파민에 반응하는 뉴런(dopaminergic neurons)이 파킨슨병과 연관돼 있으리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의 신경세포가 그렇다는 건 전혀 예상 밖의 결과였다.

 또 다른 놀랄 만한 발견은, 뇌의 지지 세포 가운데 하나인 희돌기교세포(oligodendrocyte)가 파킨슨병의 발생 초기부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희돌기교세포의 손상은 도파민 반응 뉴런의 소멸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됐다. 이는 희돌기교세포가 파킨슨병의 발생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한다는 걸 시사한다.

 의료 생화학·생물 물리학과의 연구그룹 책임자인 옌스 옐링-레플레르 박사는 "동물 실험에서 지목된 데 이어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도 희돌기교세포의 손상이 확인됐다는 건 임상적 함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희돌기교세포의 이런 작용이 확인됨으로써 사실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파킨슨병 연구에 새로운 자극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율리엔 브뤼오이스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희돌기교세포가 파킨슨병 치료의 매력적인 표적으로 부상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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