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인해 휘발유·경유 가격이 2천원을 돌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서는 비상시국에 전국 지자체들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마다 비상경제 대응 체제를 구성해 공공요금을 최대한 억제하고 소비 진작으로 위축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봉투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해달라고 일선 시·군에 요청했다.
창원시는 외식·개인 서비스 물가에 대해 가격표시제 점검을 강화하고 착한가격 업소를 확대한다.
부산시도 지난 연말 867개이던 착한가격 업소를 지난달 기준 1천117개로 늘려 시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요금은 물론 민간 분야 물가 인상 억제에 나서는 지자체도 있다.
세종시는 최근 민간 가스 공급업체가 요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가스요금 인상 시기를 8월 이후로 미루도록 조정했다.
서산시는 유류 부족에 대비해 시내버스 연료 10만ℓ를 사전에 확보하는 선제 조치에 나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내 주유 업계와 면담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록 협의하고 가짜 석유 제조, 정량 미달 판매 등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섰다.
경기 용인시는 유가 상승을 의식한 대중교통 사업자가 버스노선을 단축 운행하지 않도록 사업자와 협의하도록 하고, 상·하수도 요금과 쓰레기봉투 가격을 상반기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나프타 등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쓰레기종량제봉투 생산 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가용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 자금난 중소기업에 파격 지원…지역 상품권 추가 발행해 '군불'
충남도는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총 835억원 규모의 민생경제 지원 패키지를 추진하고 경영 피해가 발생한 수출·물류 기업에 긴급 경영안정 자금 500억원을 지원한다.
이달 말부터 전북특별자치도는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수출기업을 돕고자 이차보전 2%·2년 거치 일시 상환 조건으로 100억원 규모의 수출기업 특별자금을 투입한다.
전주시는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연간 매출액의 50% 범위에서 최대 3억원까지 총 3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지원한다.
경북도는 지역 중소기업 171개 사를 대상으로 물류비 지원 한도를 업체당 7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보험료는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상향한 데 이어 추경을 통해 물류비를 최대 1천500만원까지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자금난이 우려되는 1천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안정 자금 100억원을 투입하 고, 수출진흥자금 30억원을 이달 중 신속 집행하기로 했다.
천안시는 중동 수출 기업에 긴급 물류 바우처를 제공하고 경영안정 자금을 융자해 물류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상품권을 추가 발행하는 곳도 많다.
보령시는 지역사랑상품권 150억원을 추가 발행하고, 아산시는 아산페이 20% 할인을, 전남 순천시는 전 시민에게 1인당 1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서천군은 이번 달 서천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 21곳에서 모바일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3%를 추가 환급해 준다.
창원시는 소비 활성화와 가계 소득 안정화를 위해 상반기 창원사랑상품권 '누비전' 발행 규모를 당초 1천억원에서 2천200억원으로 확대한다.
경북도는 이달 중으로 소득 하위 70% 등을 대상으로 4천207억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 '기업 숨통 틔운다' 세금 납부 연기에 세무조사 보류
각종 세금 납부를 연기해주기도 한다.
군산시는 중동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지방소득세 등 지방세의 신고·납부 기한 연장을 신청하면 6개월 이내에서 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필요시 최대 1년까지 추가 연장하도록 했다.
또 해운·항공, 정유·석유화학 업종 및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연말까지 지방세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할 방침이다.
경북도 역시 중동 사태에 따른 수출 차질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취득세, 지방소득세 등 신고·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재산세 등 지방세 고지를 유예했다.
경북도는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해 유류비 25억8천만원을 지원하고 영농철을 맞아 비료와 농업용 필름 재고 물량, 축산 사료 가격도 관리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14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고물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동발 리스크로 언제까지 생활물가 상승과 산업현장의 어려움이 계속될지 모르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 기조에 발맞춰 지역 현실에 맞는 조치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